아이가 재미를 느껴야 책을 읽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독서 교육의 핵심은 '지식'이 아니라 '재미'다. 이 목표를 가장 쉽고 빠르게 이루도록 해주는 것이 동화나 소설같은 이야기책이다. 책읽는 '골치아픔'을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상쇄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막상 수업을 해 보면 이야기책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읽는 족족 언어능력이 올라가서 6개월, 1년만 지속해도 엄청난 발전이 가능하다.
중학생의 경우 1주 한 권 독서가 거의 불가능해서(책을 제대로 읽어오지 않음), 2주 한 권 독서를 시행했다. 일주일에 2~3시간 가량을 투자하면 된다.
수민이의 경우 10여개월간 총 20여권의 책을 읽었다. 수능 편집본(고전과 문법 문제를 뺐음)으로 테스트 했을 때, 3개월후 42점에서 60점이 되었고, 10개월 후에는 82점이 나왔다. 수민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두 배 정도의 상승률을 보였다. (다른 친구들보다 재미있게 읽었음)
수민이는 지식도서를 하나도 읽지 않았다. 누구나 재미있어 하는 청소년 소설을 속독하지 않고, 정독으로 줄거리를 파악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을 뿐이다. 이렇게 하면 1년 만에 깜짝 놀랄 정도로 언어능력이 오른다. 언어능력이 오르면 성적은 당연히 따라 올라간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해하지만 당연한 결과이다.
제대로만 책을 읽으면 언어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의외로 쉽다. 주당 2~3시간, 2주에 한 권이면 중등 3학년 수준의 언어능력을 고3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재미있게 읽는 아이는 더 크고 두꺼운 생각과 감정의 덩어리를 만들어 낸다. 이 크기와 두께의 차이가 독서 효과의 차이를 결정한다. 같은 분량의 책을 읽는 동안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면, 공감능력과 추론 능력이 계속 성장한다. 언어능력의 비약적 발전이 가능하다.
이야기책을 읽으면 주요 장면, 줄거리, 인물관계 등과 같은 정보들이 하나의 집처럼 머릿속에 구축된다. 이것을 다른 말로는 '개념화'라고 하는데,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개념화 능력이다.
이야기책은 수학 성적도 올린다. 수학 공식-이것은 예리한 논리다-의 개념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문제를 풀 때도 개념을 파악해서 필요한 조건을 빨리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해를 잘 하기 때문에 앞뒤를 따져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야기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사람도 더 잘 이해한다. 공부의 문제를 넘어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은 성공적인 가정생활, 학교 생활과 사회생활의 초석이 된다.
책을 좋아하는데 공부를 못한다는 아이들은 책을 겉핥기로 보는 경우가 많다. 책을 좋아한다고 손에 들고는 있지만, 실질적 독서는 하지 않는다. 책을 구경하는 것은 독서가 아니기에, 독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친구들은 자기 연령대보다 수준이 높은 책을 선호하는 수집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주위의 칭찬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생각을 많이 할 수록 좋은 독서가 되므로, 정독으로 재미있는 책을 읽도록 지도해야 한다. 소리내서 읽는 속도로 재미있는 책을 골라서 읽어내면, 그만큼 공부머리는 좋아진다.
※ 중학생 필사 독서법
책을 베껴 적은 필사는 강력하다. 중학생 기본 독서법(청소년 소설 2주 한 권 읽기)을 유지하면서, 매번 각 소설의 도입부 첫 단락을 베껴 적는다. 3개월~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10일 독서, 4일 필사-도입부 전체나 최소 첫 다섯 문단 이상)
CHAPTER 4 이야기책도 싫다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할까?
어휘를 몰라서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는 책은 일상 어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문맥을 통해 어휘의 뜻을 추측해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읽기는 표음해석(글자를 소리로 바꿈) - 의미해석(소리를 뜻으로 바꿈) - 의미연결(의미를 연결해서 문장의 뜻을 파악) - 2차 의미연결(문장들끼리 연결하여 글의 의미 파악)의 4단계를 거친다. 읽기 훈련이 부족하면 이 단계들이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여 따로 놀게 된다,
이 위기는 전 단계의 책을 충분히 읽지 않았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다. 읽기 열등 상태까지는 아니어도 자기 연령대 적정 수준에 못 미치는 아이가 70%에 이를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아이의 언어 능력이 낮다면 1/3 독서를 시행한다. 어머니가 수업 도서(쉬운 책)의 초반 1/3을 매일 반복해서 읽어주고 아이가 조르더라도 뒤는 읽어 주지 않는다. 1/3을 읽어 준 후 40분 동안 뒷부분을 혼자 읽는다. 한 권의 책으로 일주일을 반복하고, 7일째 되는 날 독서 충실도 테스트를 한다. (10개 가량의 핵심 질문 던지기)
이렇게 하다보면 다섯 권 안에 끝까지 읽는 책이 나오고, 4~5권을 잘 읽어내면 다음 학년용 책으로 넘어간다.
명빈이(초3)이의 경우 초 1용 도서로 시작하여 3개월 정도 걸려 3학년용 책을 잘 읽게 되었다. 아이에게 책 읽기를 피할 방법이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주고, 부모님도 함께 책을 읽으면 좋다. 또한 반드시 재미있는 책을 선택해야 한다.
※ 초등 저학년 독서법 (독서 단계를 올리는 방식)
10분 읽어주기 - 40분 독서 - 10분 대화
4~5권을 잘 읽어내면 다음 학년용 책으로 넘어간다.
CHAPTER 5 책과 담쌓은 초등 고학년과 청소년, 돌파구를 찾아라
중2 겨울방학 무렵 현규라는 아이를 만났다. 테스트 결과 언어능력이 초등 3학년이었다. 학생에게 지금의 상태를 설명하고, 모든 것을 접고 책만 읽는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10시간이 걸리든, 10번을 읽든 책 내용을 파악하면서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는 울면서 4개월간 다섯 권의 청소년 소설을 읽었고, 다른 학원은 다니지 않았다. 독서를 시작하고 2개월만에 언어능력은 초등 6학년 수준이 되었고, 4개월 후 학교 시험 성적은 평균 30점대에서 64점이 되었다. 인문계고에 갈 희망을 본 어머니는 현규의 학원을 영,수로 돌렸다.
비록 고통스럽고 강제적인 방식이더라도, 효과는 확실하다. 책을 구경하지 않고 진짜로 이해하면서 읽으면, 언어능력과 성적이 오르게 된다.
초등 고학년, 청소년의 읽기 열등 상태를 개선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1. 자기 언어 수준에 맞는 책을 많이 읽는 '레벨 독서'
2. 자기 연령 수준에 맞는 책을 내용을 이해할 때까지 되풀이해서 읽는 '반복독서'
레벨 독서는 언어능력 테스트에 나온 학년 수준의 책(동화책 10권)을 정독으로 읽은 후 충실도 테스트를 해서 3권이상 만점이 나오면 다음 단계(다음 학년)로 넘어간다. 상대적으로 쉽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간이 있는 초등고학년에게 적합하다.
반복독서는 언어 수준과 관계없이 자기 연령에 맞는 책을 반복해서 읽고 이해하는 방법이다. 언어능력에 비해 읽어야 하는 책의 수준이 높아 극심한 고통이 따르지만, 단기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복독서를 통해 1권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다음 책은 훨씬 쉽게 느껴진다. 머릿 속에 남는 정보량도 많아진다. 이런 식으로 3권을 읽고 나면 아이는 전혀 다른 읽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야기의 구조를 내면화하게 되기 때문이다.
중고등학생은 본인들도 공부를 잘하고픈 간절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아이가 책 읽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게 하면 동기 부여가 가능하다. 아이들을 지도할 때 6개월에 한 번씩 언어능력 평가를 하게 되면 아이의 출발점을 알 수 있고, 언어능력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목표는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수능 국어영역 원본을 풀었을 때 80점 이상을 받는 것이다. 읽기 열등 상태는 그저 읽기 훈련이 부족한 탓이다. 아이와 함께 독서 프로그램을 짜고 훈련하면, 6개월 후에는 또래 적정치의 언어능력을 갖출 수 있다. 1년 후에는 또래를 능가하는 언어 능력을, 2년 후에는 고등 3학년 수준의 언어능력을 갖출 수 있다.
※ 초등 고학년, 청소년 독서법 (열등 상태 극복)
소제목 단위로 한 장씩 끊어서 읽는다. 내용 파악 여부를 확인하고 안되면 반복 읽기를 한다. (최소 3회 반복, 필사 병행)
같은 방식으로 다섯 권을 읽고 기초언어능력 평가를 실시한다. (동기부여)
CHAPTER 6 독서형 인재가 되는 첫걸음
공부를 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숙련된 독서가가 되는 것이다.숙련된 독서가를 길러내는 것은 전 세계 교육 선진국들이 목표로 하는 '글로벌 스텐더드'이다.
세계 1위 교육 강국 핀란드의 학교는 독서를 위해 존재한다. 0.2%의 인구로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독서와 토론이다. 미국은 '국립 읽기 위원회'를 두고 학생들의 읽기 능력 향상에 힘쓰며, 일본은 핀란드의 독서 기반 교육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모든 교육적 노력의 핵심은 아이들이 책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유아기 최고의 교육은 아이와 즐겁게 놀고, '하루에 한 번 그림책 읽어주기'를 실행하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는 책을, 원하는 만큼 읽어주면 된다. 부모님이 교육적으로 해주는 일은 아이가 원할 때 책을 읽어주거나 도서관을 함께 가는 것이 전부,인 핀란드 교육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조기교육은 아이의 뇌를 파괴한다. 뇌과학은 '영유아기는 공부를 하는 시기가 아니다' 라고 못 박고 있다. 준비가 안된 지능을 사용하는 것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우며, 오히려 뇌의 성장을 방해한다.
어릴 때의 과도한 학습은 뇌 단층 촬영으로 확인되는 명백한 장애를 안게 한다. 고강도 조기 교육으로 인해 후천적 자폐 증상이나 과잉 언어증(글자를 읽지만 의미 파악이 안됨)이 나타나기도 한다. 학습의 강도를 더 낮추더라도 학습 무기력이 오고 낮은 언어 능력을 갖게 되는 부작용이 온다.
영유아에게 그림책 읽어주기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서로 마음을 나누면서 함께 읽으면 아이의 대뇌변연계는 발전하게 된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표현력도 증가한다.
핀란드 아이들은 핀란드 알파벳도, 덧뺄셈도 모르고 책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도서관 사서가 진행하는 책 수업이 따로 있고, 책 고르는 법, 재미 있게 읽는 법을 배운다. 도서관에 가서 스스로 찾아 읽고 그렇게 읽은 내용을 토대로 발표 토론 수업을 한다. 시험은 치지 않고 독서능력진단검사만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읽기 능력을 관리한다.
이렇게 기른 공부머리로 숙제와 사교육 없이 공부하지만, 3~4개 외국어를 유창하게 말하고 세계 최상위의 학업 성취도를 올리는 고등학생이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독서 습관이 유지되며, 세계 최고의 독해력을 갖고 세계 10위권의 국가 경쟁력을 가진 나라의 국민이 된다.
숙련된 독서가로 자라기만 하면 뛰어난 능력으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영유아기의 '하루 한 번 그림책 읽어주기'는 숙련된 독서가로 가는 출발점이다.
※ 영유아 독서법
영유아기 독서 지도의 목표는 두 가지이다.
1. 책과 친해지기
2. 이야기 구조의 내면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가 원할 때 즐겁게 읽어 주는 것'이다.
원하는 책을, 원하는 만큼 읽어준다.
같은 책만 뽑아온다면 기쁘게 읽어주자. 반복독서는 질이 높다.
남학생의 경우 읽기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운동과 게임 등 친구들과 할 많은 활동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읽기를 힘들어 하는 여학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텍스트에 익숙해져야만 살아남기 편하고 즐거운 세상이므로 빨리 읽기 능력을 신장시켜 주어야 할 것입니다.
평소에 책을 손에 드는 부모님이나 형제자매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독서에 취미를 붙일 수 있고, 그렇게만 된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말하면 그 부분만 보충해 주면 됩니다.
7세 이전의 교육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합니다. 영유아기에는 '책 읽어주기'로 책과 친해지게 하고,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면 됩니다.
초등 고학년은 자기 언어 능력에 맞춘 레벨 독서, 시간이 없는 청소년은 본인 연령에 맞는 책을 반복 독서하게 하면 좋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