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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Jun 12. 2021

클루지와 메타인지 부족과 자의식 과잉으로 인한 눈물



제목을 쓰고 보니 나는 문제 덩어리였으나, 그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본인은 똑똑한데 운이 없어서 시간(노동)을 팔아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2016년경 서울대 나온(심지어 남편도 서울대) 친구를 회사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는 머리 회전이 비상하고 자신이 잘난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공감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은 없음에도 애정은 갈구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닥 만족스럽지 않은 회사 생활(이 때는 잠깐 일반 사무직에 근무하던 시절이었다)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나는 그 친구가 좀 힘들었지만 배울 점도 많고 떨구기도 좀 냉정한 짓인 것 같아 상대해주었다. 하지만 역시나 힘이 들었다. 정말 쉬지 않고 95% 본인 이야기만 하는 성격이었다.



그녀는 회사에 다니면서도 에어비엔비를 여러채 굴리고 있었고(이미 거의 자동화 돌입), 주식도 하고, 주식 관련 회사에도 발을 담그고 있었으며, 비트코인 투자도 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보이는 말라깽이 목동 아줌마가 사실 엄청난 브레인이었던 거다.



하지만 아까 서두에 썼던 것처럼 아쉽게도 그 때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그녀의 단점 따위 개나 줘 버리고서 감사히 그녀의 지식과 노하우를 흡수했겠지만, 그 당시의 나는 코드가 안맞는다, 따뜻하지 못하다 등의 이유를 대며 그녀와 깊게 지내지 못했다. 7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비트코인에 꼭 조금이라도 투자하라던 그녀의 말을 나는 흘려들었다. 인간이란 이렇게나 어리석다.



어쨌든, 꼭 비트코인이 아니더라도 그녀에게는 사업적으로도 배울점이 많았는데, 퇴사(내가 그만둔 얼마 후 그녀도 퇴사했다) 이후에는 만나지 못하다가 얼마 전에 안양에 결혼식 참석이 있다하여 식사는 했다. 그녀는 여전히 똘똘하고 당차고 외로웠다.



요즘은 단기로 잠깐씩 가르치는 일을 한다고 한다. 에어비앤비는 거의 접은 듯 했고 다른 투자(부동산 등)를 하는 듯 했다.



그냥 감으로 느끼기에는 행복지수는 내 쪽이 높은 것 같지만, 사실 까보지 않는 한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이야기의 허무한 결론은 남 이야기를 허투루 듣지 말자, 시대 변화와 주변 상황에 민감해지고 경제 신문도 가끔 보자, 사업과 투자에 관심 갖자, 심리학과 독서와 글쓰기를 놓지말자, 이다.




아, 또 있다. 능력자 친구를 놓치지 말자. 혹은 나도 능력자가 되기 위해 급을 올리자. 그 친구도 내 레벨이 높았다면 나에게 좀 더 적극적이었을지 모른다. 슬프지만 사실이니까.






날이 너무 좋으네요.

비트코인은 정말 뼈아픕니다. ㅎㅎ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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