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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Feb 26. 2022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

그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겠다

am 8:34~9:34


어릴 때는 어른들이 시간이 가장 소중한 거라고 아무리 말해줘도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 지금은 뼈가 저밀 듯이 안다.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아깝다.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는 것은 다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는 일 것이다. 행복하지 않을 때는 시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도 상관없을 테니까.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삶이라는 것은 일주일 단위로 휙휙 흘러간다. 평일에는 수업하고 주말에는 남편과 놀아준다. 친구들도 나도 이래저래 바빠서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친구가 많이 없기도 하다). 눈을 떴다 감으면 1주, 2주, 한 달, 두 달, 1년 2년.. 이렇게 덧없이 속절없이 시간이 흐른다. 어느새 나는 반백살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내가 이 나이가 될지 몰랐고, 이렇게 마음이 예전과 비슷할지도 몰랐다. 물론 전보다는 마음이 안정되었고 철도 들었지만, 기본적인 마인드에 큰 변화는 없다. 아이가 없는 탓일까. 아니다. 우리 어머니나 이모님들도 모두 마음은 철없던 시절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하셨다.




예전보다 TV가 재미없어진 것은 긴 세월동안 많이 보아왔고, 들어왔고, 겪어왔기에(이미 경험치가 많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간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혼술을 할 때 빼고는 TV(핸드폰으로 보는 것 포함)를 잘 보지 않는다.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으니까.


유튜브도 전보다 훨씬 덜 본다. 자기 계발이나 부동산, 주식 투자 관련 정보들을 많이 보았었는데, 이제는 다이어트 관련 정보만 조금 찾아보는 편이다. 요즘은 대선 정국이라 토톤 영상도 좀 본다. 어제는 유시민 선생님의 말씀을 23분 정도 보았다. 탁월한 식견과 통찰력에 놀람을 금치 못하면서. 유시민 샘의 말씀을 들을 때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것을 보면 나는 그 분을 엄청 좋아하는 것 같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지 알고 싶으면 시간과 돈을 쓸 때 아깝지 않은 일이 뭔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마찬가지라고. 책 읽는 것, 글 쓰는 것, 남편과 있을 때의 내가 그러하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의 보람도 있다. 독자분들은 어떤 일이 그런 범주에 드는지 궁금하다.


너무나 소중하고 귀중한 시간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일인 듯하다. 또한 시간을 더 알차게 써서 좀 더 쓸만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소망도 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시어머니는 살아계시다. 살아계신 그분께, 그분의 시간에 더 잘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어제 연락이 왔던 친척 언니(지난번 글에서 말씀드린 둘째이모 딸)는 본인이 나의 친정이 되어 주겠다고 하신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하다. 나는 우리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이 또한 철없는 짓인지도 모르지만, 뭐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그리는 그림이 조금 단조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나의 화두는 '나다움'이기에 더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소중한 시간을 그것에 올인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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