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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Mar 03. 2022

재즈 문외한이 재즈를 듣는 방법

에반게리온과 무라카미 하루키를 중심으로

am 6:01~7:01


재즈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서 미국의 흑인 음악에 클래식, 행진곡 따위의 요소가 섞여서 발달한 대중음악. 약동적이고 독특한 리듬 감각이 있으며, 즉흥적 연주를 중시한다. 뉴올리언스 재즈에서 시작되어 스윙, 모던 재즈, 프리 재즈 따위로 발전하였다. (출처: 네이버 표준국어대사전)



재즈, 라고 하면 왠지 어두운 밤에 남몰래 듣고 싶은 설레임과 생경함이 있다. 감정을 들키기 싫은 아득함마저 느껴지지만, 그 감수성어린 음색은 우리의 심장을 두드린다.



첫번째는 '플라이 미 투 더 문'이다. 이 노래는 일본의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엔딩곡인데, 그 당시 어머니와의 관계가 최악이었던 나는 이 노래와 전람회의 '하늘 높이'를 정말 뼈를 핥는 심정으로 들었다.  


https://blog.naver.com/hs1618two/221749167670 (네이버 다른 분 블로그 1분 6초 짜리 버전)


https://youtu.be/XNe78nITRLk (1시간 짜리 유튜브 버전, 광고를 보아야 해서 번거롭지만 깁니다)



여담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님의 [상실의 시대]도 그런 아이템 중 하나였다. 이 소설을 시작으로 하루키 월드에 입성하여 그의 거의 모든 책을 보게 되었으며, 무라카미 류와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들도 조금 보게 된다.  당시의 일본 문화에 대한 열광은 대단한 것이었으며, 지금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문화라는 것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미명하에, 우리는 달콤하게 받아 마셨던 것 같다.



두번째는 역시 하루키와 연결되는데, 그의 [재즈 에세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2권까지 나왔고 둘 다 샀지만 역시 1권이 압도적이다.

http://m.yes24.com/Goods/Detail/63795



이 음악가들 중에서는 쳇 베이커, 빌 에반스, 스탄 게츠 등을 좋아했고, 요즈음에는 셀로니우스 몽크를 자주 듣는다. 특히, 스탄 게츠는 본인에게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매김해 있다.

http://genie.co.kr/VMHQD6



스탄 겟츠는 정서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껴안은 사람이었고, 그 인생 또한 평탄하고 행복하지는 않았다. 스팀 롤러처럼 거대한 에고를 부둥켜안고, 대량의 필로폰과 알코올에 혼을 잠식당하면서, 철이 들어서부터 숨을 거둘 때까지 거의 모든 시기가 안정되고 평온한 생활과는 인연이 없었다. 주변의 여인들은 상처를 입었고, 친구들은 넌더리를 내며 그의 곁을 떠났다.

그러나 스탄 겟츠라는 한 인간이 아무리 혹독한 환경 속에서 생을 보냈다 해도, 그의 음악이 천사의 날개 같은 마술적인 부드러움을 잃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가 일단 악기를 들고 무대에 서면, 그 무대에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세계가 열렸다. 마치 불행한 미다스 왕의 손이 그에 닿은 모든 사물을 빛나는' 황금으로 바꾸어 놓았던 것처럼.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 중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내야만 하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 시절에 잡고 갈 수 있는 몇 가지의 버팀목이 있다면 그나마 도움이 된다. 정신줄을 놓지 않고 버텨낼 수만 있다면,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다.


물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타인과의 교류, 소통과 애정(남녀 관계만 지칭하는 것은 당연히 아님)일 것이지만, 그 에너지가 부족할 때는 막간 충전용으로 이용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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