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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May 13. 2022

가장 소중한 것은 역시 시간의 자유였다

서류 쓰고 회의 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

잃어보니(?) 알겠다.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의 자유였다.

일을 하면서 내가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고 내 의지대로 일할 수 있고(필요없다고 생각되는 일은 안 할 수 있는 자유) 타인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것이었다.

우리가 직장 생활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도 이런 것일 것이다.


유튜버 신사임당은 말했다. 서류를 쓰고 보고를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고. 필자의 심정이 지금 그러하다. 일을 잘 하고 있었고, 일도 잘 되고 있는데, 갑자기 관리자가 바뀌니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늘어만 간다. 물론 그 일이 도움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챙기다가 본질을 놓칠 수 있음도 알고 있다. 즐겁게 공부하고 학력을 신장하고 마음을 나누는 일(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


화가 난다. 시스템을 구축해 놓을 때마다 자꾸만 다른 곳에서 다른 일들이 터진다. 2년 동안 밭을 갈아 놓았고, 나는 20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쳐왔는데..


하지만 생각해보면 힘들게 일하게 되면 얻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일단은 교만하게 굴지 말고 부딪혀본 후에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한다. 물론 혼자 일하는 체제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혼자 일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되어버려서 그 또한 쉽지 않다.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기쁨을 알아버린 것은 좋은 일이다. 물론 내가 회사를 세우면 좋겠지만, 그럴 깜냥은 되지 않음을 알고 있다. 기존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지금의 사람들과 함께 하고,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과 공부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좋다. 당연히 힘든 일도 많이 있다. 하지만 기쁘고 보람되고 즐거운 일도 많아서 상쇄가 되고도 남음이 있으니 이 일을 계속 하는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 성경을 읽고, 커피를 마시고 과일을 먹는다. 놀고 싶지만 꾹 참고 성경부터 읽는다. 다른 즐거움과 충만함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원하는 일을 하면서 최대한 나의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을 실행해 보고, 해 본 후에 성에 차지 않으면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 준비해왔고, 준비하고 있으니까. 대책없이 살아오지는 않았다. 다만 사람들이 좋아서 참고 있을 뿐이다.


관리자는 바뀌었고, 그들은 서류를 좋아하고, 회의를 신봉한다. 우리를 끊임없이 가르치고 교정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 같다. 그래, 조금은 두고 보겠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나도 움직일 것이다.


동료들을 달래며, 나도 달래보았다. 처음을 견디면 또 굴러갈 수도 있다. 누군가가 이탈하면, 그것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지도 모른다. 결과는 미리 알 수 없다. 다만 부딪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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