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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Jul 20. 2022

레이의 대반전

레이는 어떻게 우리 남편의 마음을 훔쳤나

필자는 장롱 면허 10차인데, 몇 년을 벼르고 별러 레이를 구매하게 되었다.  


 팀장님은 말했다. 차가 있다는 건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라고. 사촌 언니는 '지금 시대에 운전을 못 하는 건 인터넷을 못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빨리 운전을 하라고 종용했다. 


2022년(올해) 4월 중순에 레이 옵을 계약했다. 4개월이 걸릴 것이라던 레이는 3개월이 지난 7월 15일에 나왔고 주말에 썬팅을 마치고 내 품에(정확히는 남편 품에) 안겼다. 그는 레이차같지도 않은 라며 결사반대를 하고 나에게 모닝을 사라고 했지만 굽히지 않고 꿋꿋하게 레이에 대한 나의 사랑을 관철시켰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그의 입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계약 하던 당시보다 어마어마하게 기름 값이 올라 버린 요즘, 남편그랜저를 주차장에 박아두고 레이를 끌고 다니고 있다. 저녁때마다 필자를 데리러 올 때 타면서(사실 레이는 3일 끌었음) 그는 레이대한 호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수진아, 차가 큰게 좋은게 아니더라고. 내가 편하면 되는 거더라고." 


옆에서 지켜보니 그랜저가 모시고 사는 느낌이라면 레이는 내가 부리고 사는 느낌이었다. 주차할 때나 좁은 길을 다닐 때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연비 걱정도 없다. 넓은 실내공간과 많은 수납, 개방감 또한 장난 없다. 그는 레이에 푹 빠져 그랜저를 팔아 버리겠다고 한다. 그리고 소나타나 스포티지 하이드리브를 주문하겠다고 말했다(레이를 타기 전에는 K8이나 쏘렌토 하이 드리브를 사겠다고 했었다). 내가 잘 보일 여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뭐 하러 큰 차 타냐, 라는 명언(?) 남겼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요즘, 고물가 우리를 끊임없이 공격한다. 특히 기름값을 낼 때면 도둑맞는 느낌이다. 뉴스에서는 플렉스를 자랑하던 2030 세대가 이제 무지출과 저지출 자랑을 SNS에 올리고, 이전에 유행했던 '만원의 행복'이라는 TV 프로와 같은 챌린지를 실행한다고 한다. 금리가 너무 올라 전세는 넘쳐나고 전세값도 떨어졌다. 아파트는 팔리지 않으며 매물이 쌓여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한다.


경기는 유동적이니 흐름을 탈 것이다. 다만 도를 지켜보며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자신의 레벨을 높이기 위한 투자와 자산 배분이 필요할 것이다.




남편의 말을 듣지 않고 레이를 선택한 , 거의 풀옵으로 산 것에 만족한다.


등급은 시그니처에 풀옵션. 외장은 클리어 화이트, 내장은 오렌지 포인트를 넣었다.

작은 차이가 큰 만족을 가져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확실히 베스트 컬렉션보다는 시그니처다.


다만, 풍절음이 심하고 안전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으니 잘 비교해 보시고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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