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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Dec 02. 2022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완독 리뷰

김미리 님의 미리 보는 시골 체험 힐링기

5도 2촌.

오랫동안 실행시켜보고 싶어 꿈꾸었던 일 중 하나인데, 김미리 님은 걍 저질렀다.

역시 실행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래 패션 상품 담당 MD였던 그녀는 직장을 퇴사하고 싶었고, 너무 지쳐있었던 자신에게 시골 폐가를 선물(?)한다. 그리고 평일에는 서울에서 바쁘게 지내다가 금요일 밤이 되면 짐을 싸서 고양이(소망이)와 함께 시골집으로 내려가서 2촌 생활을 만끽한다. 수풀집이라는 이름의 이 예쁜 집에서 시작된 인연으로, 그녀는 현재 <오늘의 집>에서 이커머스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충남의 작은 마을이지만 완전히 동떨어진 외딴집이 아니어서 덜 무섭고, 따뜻한 이웃 할머님들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집. 금요일 밤, 2시간 반을 운전하고 풀과 흙의 내음을 맡으며 금산 집에 도착하면 집안에 난입한 벌레들의 흔적을 치우고 텃밭을 순찰한다. 그리고 나서 편의점에서 공수한 와인을 꺼내어 테이블을 세팅하고, 소망이를 술친구 삼아 잔을 기울인다. 그렇다. 참 맛있는 삶이다.


취향이란 열렬히 좋아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 51 대 49의 비중으로 아주 조금 더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일 수도 있다, 고 작가님은 말했다. 김미리 님은 도시와 시골을 편향적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어서 양쪽의 좋은 점을 모두 누리기 위해 5도 2촌을 선택한 것이다.


합리적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시골집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은 도시에서 온다. 그리고 도시의 바쁘고 조금은 건조한 삶에서 부족한 물기를 이틀간의 수풀집 생활에서 얻는다. 사람들이 캠핑이나 낚시를 가는 이유와 같은 것이다. 여행은 사람을 충만하게 한다. 그녀는 조금 규칙적인 여행생활자로 살아가고 있었다.




작가님은 3개월을 들여 시골집을 찾았고, 실제 계약 후 리모델링 구상에 6개월, 공사 1개월을 포함하여 10개월 만에 수풀집을 만들었다(집과 세금, 공사비 모두 합쳐서 6천만 원 정도의 자금이 투여됨). 텃새를 걱정하기도 했지만, 앞집 할머니는 그녀에게 텃밭 농사에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과 더불어 너무나 따뜻한 정을 나누어 주셨다. 마을 회장님이나 다른 다정한 이웃들 또한 그녀의 시골살이를 풍성하게 해 주었다. 결국은 시골도 사람사는 곳이라 지레 겁먹지 말고 부딪혀보기를 권유했다.


공사를 마치고 가장 아쉬운 점은 공사 전에 집 안팎의 해충 방제 작업을 미리 하지 못한 점, 마당에 동그란 강자갈 대신 쇄석을 깐 것과 공사 과정을 사진과 글로 많이 남기지 못한 점을 꼽았다.




사실 작가님의 실행과 성취, 5도2촌의 텃밭을 가진 자의 생활 패턴은 한없이 부럽다. 하지만 지극히 게으른 편인 스스로가 이런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다. 많은 시간과 노력, 에너지를 쓰고 기울여야 하기에 아직은 가능성으로 남겨두고 있지만, 워낙 김미리 님처럼 중간자적 성향이 강한 나이기에 완전한 도시나 농촌의 생활보다는 오히려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시골살이의 가장 불편한 점 중의 하나는 배달과 편의점의 부재이다. 작가님은 차를 타고 슈퍼에 갈 엄두가 안 날 때, 마당 창고와 텃밭을 순회하며 가능한 재료만을 획득한다. 그녀의 표고버섯밥과 무밥 레시피를 살짝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음식과 작은 텃밭, 혹은 시골살이. 한 번씩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1. 표고버섯밥

밥솥의 취사 버튼을 누르기 전에 표고버섯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넣는다. 불리지도 않고 그냥 '백미쾌속'으로 밥을 한다. 양념장은 간장 두 가락에 설탕 반 숟가락, 다진 마늘 반 숟가락, 깨, 참기름, 고춧가루를 조금씩 넣고 파나 고추도 넣으면 된다.


2. 무밥

표고버섯밥과 비슷하다. 채 썬 무를 얹고 밥을 한다. 단, 밥물은 무에서 수분이 나오니까 평소보다 조금 적게 넣는다. 포인트는 무를 너무 얇지 않게 썰어야 한다는 것. 무에서 초록색을 띠는 부분이 단맛이 강해서 이쪽을 사용하면 더 맛있다. 양념장도 만들어 달큰함을 즐기며 추운 날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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