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란 자신이 정한 방법을 매일같이 되풀이해야 하는 반복과 계속을 의미한다. 지긋지긋하며 때로는 고통까지 수반하는 과정이다. 그럼에도 계속했다. 중학생 때는 4시간, 고등학생 때는 5시간, 대학 입시와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는 14시간을 매일 공부했다.
야마구치 마유 님은 말한다.
자신은 늘 두려웠다고. 자신이 남들만큼 잘하지 못할까봐, 그래서 '공부 잘하는 아이' 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될까봐 겁이 났던 것이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을 채찍질 했고, 스스로가 원하는 목표를 하나하나 이루어갔다. 공부법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더 완성되고 세밀해져 갔고, 그러면서 놀라운 결과들(도쿄대 입학, 수석 졸업, 대학 재학 중 사법시험과 1급 공무원 시험 패스 등)을 만들어냈다.
그녀의 공부법의 기본은 통째로 7번을 읽는 것이다. 그리고 책에 밑줄을 치거나 형광펜으로 긋거나 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필기는 무척 열심히 한다. 그것은 기본이다. 그렇지만 7번을 그냥 아무 전략없이 읽지는 않는다.
매회 30분에서 1시간씩 하루 1번의 속도로 읽으면 딱 1주일에 7번 읽기를 할 수 있다. 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일주일 동안 7번 읽기로 다 읽는다면 총 소요시간은 보통의 1번 읽기와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짧다. 하지만 7번 읽기는 반복 통독의 방식이기 때문에 훨씬 잘 기억된다는 장점이 있다. 영어 단어 등의 공부는 7번 읽기를 변형한 7번 쓰기의 방법으로 공부할 수있다. 수학 등의 문제집은 7번 풀기를 한다(보통 읽기 공부에 쓰기 방법 추가는 6번째 읽기 이후에 시도한다).
문제집 7번 풀기의 경우는 4번까지는 틀린 문제를 표시하지 않고 틀린 문제에 관한 해설만 읽어둔다. 5번 풀기를 할 때(정답 80%, 오답 20% 정도의 시점)부터 틀린 문제에 표시를 하고 시간 투자를 한다.
7번 읽기에서는 단 한 권의 기본 교재가 필요하다. 같은 교재로 7번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심하고 신중하게 골라야 하며, 일단 정했으면 갈아타지 않는다.
책을 읽을 때, 중요 포인트를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흐름을 탈 수 있다. 반복해서 읽으면 반드시 요점을 알게 된다. 모든 책에는 저자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길고 자세하게 적혀있기 때문이다.
7번 읽기는 책을 그대로 두뇌 안에 인쇄하는 것과 비슷한 작업이다. 옅은 잉크로 인쇄를 7번 반복하여 점차 선명해지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시간이 아까울 때는 아침에 일어나면 워밍없 없이 곧장 책읽기부터 시작한다. 비몽사몽이어도 일단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친다. 5분이라도 책을 읽고 난 후 물을 끊이고 커피를 마시면서도 또 책을 읽는다. 그렇게 워밍업과 공부를 동시에 하다보면 마음을 통제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노력하면 달성 가능한 목표나 마감 시한, 지킬 수 있는 범위의 규칙을 만들어두면 좋다. 적당한 압박감은 추진력에 도움이 된다. 단, 계획은 너무 치밀하게 세우지 않는다. 계획을 세울 때도 시간이 걸리며 죄책감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시험 당일까지의 모든 모의고사에 접수하는 식의 외압을 만들어 두고 공부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하루를 보내는 생활상의 규칙은 당연히 있다. 오전 6시에 일어나기, TV는 하루 1시간 이내로 보기 등 정량적으로 만들어 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내가 먼저 놀러가자고 제안하지 않기(제안 받으면 노는 것 가능) 등의 경우처럼 규칙에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하여 숨 쉴 공간도 확보해 둔다.
높은 집중력을 늘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장을 눈으로 쫓기만 할 뿐 전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계속한다'. 본인 성격 상 산책이나 음악 감상 등의 재충전을 즐길 수 없는 유형이어서 그렇기도 하다. 대신 공부하는 신체기관(눈, 귀, 손), 장소나 교과목에 변화를 준다. 또는 기분 전환을 위해 식사나 목욕 등 어차피 해야 할 일을 한다.
이 공부법은 어떤 과목이든 처음부터 모든 범위를 단시간에 통독하므로 해당 교과목의 전체상, 지도를 그릴 수가 있다. 세세한 계획을 세우지 않더라도 중요 포인트나 어려웠던 부분의 중점 학습이 가능하며 내용이 어느 정도 머릿속에 들어오면 쓰기 방법도 동원하여 효과를 높인다.
저자는 대학이나 사법시험 등 시험이 끝날 때마다 공부같은 건 다시는 안한다고 생각했지만, 사법 시험 합격 이후로 공부를 멈춘 적이 없다고 한다(재무성에 입사했다가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면 다음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목표가 있는 인생은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즐겁기도 하다.
가장 비장한 마음으로 사법 시험을 공부하던 대학교 2학년과 3학년 때는 너무 힘들어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고, 고생을 했으니 꼭 좋은 결과를 내고 싶어 더 치열하게 공부했다고 한다. 사법시험 학원의 교과서를 반복해서 읽어서 전체를 포괄하는 지식을 얻는 방법을 택했고, 결국은 좋은 결과를 얻었다.
사회에 나와서도 사소한 부분에도 완벽을 기하며, 형편없는 실수를 반복하더라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실수를 통해 배우고 고쳐간다는 성장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의 공부 노하우는 변호사 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포괄해서 훑어보는 작업의 반복이기 때문에 정보 입력의 속도를 무기로 삼았다.
혼이 담긴 공부는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저자의 치열한 공부 과정을 지켜보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고 지속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꼈다. 핑게대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뜬금없지만)
놀라운 질주와 어시스트를 해준 손흥민 선수, 그 어시스트를 받기 위해 달려와 환상적인 마무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켜 16강을 달성시킨 황희찬 선수, 그리고 다른 대한민국 축구 선수들과 열렬하고 아낌없는 응원을 한 우리나라 국민들,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