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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Sep 29. 2023

전설의 알바? 쿠팡 이츠를 해 보았습니다

때로는 재미있지만 너무나 자본주의적인 그 무엇

어제 처음으로 쿠팡이츠를 해 보았습니다.


남편은 운전을 좋아하고 집에 있는 것을 싫어합니다. 저는 원래 집순이었지만 오랜 세월 같이 살다 보니 닮아 가더라구요. 그래서 좀 활동적이 되었습니다.


남편 친구 중에 가장 친한 분이 회사 다니는 짬짬이 쿠팡 이츠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우리도 해 보자며 어제 드디어 저를 끌고 선배네 동네로 갔습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안양은 배달을 하면서 주차를 하기에 그닥 좋지 않은 지역이라 선배 만나서 커피 한잔 먹고 어제는 세 건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해가 지기 전까지 계속 하자고 했지만 남편은 피곤하다며 집에 가자고 습니다. 그리고 내일 11시부터 다시 하자고, 저녁 약속 5시 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그때 좀 더 하자며 저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4,500원 정도 두 번 그리고 8,500원 정도  번 이렇게 세 건을 연달아 했는데요, 그 과정은 이렇습니다.


얼마 전에 남편이 앱을 깔고 신청을 하고 교육을 들어놓았습니다. 1시간 넘는 교육을 2개 듣고 배달 2건을 완료하면 2만원이 추가 입금됩니다(이 돈은 남편 혼자해서 이미 받았습니다).



앱상에서 주문받기로 해놓으면 신호가 옵니다. 버튼을 눌러 배달을 확정하고 티맵이 알려주는 곳으로 갑니다. 가게에 도착하면 음식 종류와 코드가 맞는지 확인하고 도착버튼을 누릅니다.


그러면 고객 주소가 티맵에 뜨고, 도착하면 호수와 음식이 보이게 사진을 찍어 전송하며 배달을 완료합니다.


게임하듯이 하나하나 클리어합니다. 오늘(연휴라 둘다 회사에 안갑니다)도 현재 3건은 했네요. 지금은 커피를 사러 잠시 편의점에 왔습니다.


둘이 같이 하면 그냥 노는 기분으로 이야기 나누며 할 수 있고 주차나 뭐나 편하니까(내려주고 주차하면 되니까요) 저를 데리고 와서 한 두 번 같이 해 주며 알려주어서 세번째 배달할 때는 완전히 혼자 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운전은 할 수 있지만 초초보라서 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제가 막상 배달을 해보니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받던 배달을 좀 더 감사해하며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택배 해주시는 분들에게도 마찬가지이구요.


생각해보면 음식 만들어 주시는 분들, 옷 만들어 주시고 물건 생산해 주시는 분들, 농사짓는 분들도 모두 마찬가지겠죠. 우리는 우리의 업으로 행하지만 사실 매순간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인건비가 너무 싸다는 생각은 듭니다.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갑자기 배차가 뚝 끊겨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운동 삼아 하는 거라 일부러 살짝 뛰어 다니며 합니다. 옷도 운동복을 입고요. 나무 그늘에 있으니 살짝 졸립기도 하네요. 이제 밀리의 서재를 야 겠습니다.


여행가려다 왠지 귀찮아져서 그만두고 이렇게 남편과 놀고(?) 있습니다. 결혼 17년차 부부의 일상입니다.



복된 한가위 되시고

행복하십시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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