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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Feb 18. 2021

행복의 조건

나는 왜 지금 불행한가

얼마 전까지 나는 늘 행복했었다.

행복하지 못할 이유들이 많았는데, 나는 엄청 행복하고 매일이 신났다. 이해가 안 갈 만큼.


지금은..

그때보다 여러 가지 상황이나 제반 여건들이 좋아졌다.

하지만 나는 불행하다.


나는 왜 지금 불행한가.


이유는 하나다.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지금 내 생활에 만족할 수 없다).

이상은 저 하늘에 있는데, 나의 현실은 너무 평범하다.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가 다.

안주하며 살아온 자신을 책망하는 것이다.

어리석고 한 치 앞을 못 보는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

무언가에 기는 기분.

그런 스스로가 안쓰럽다.


MBTI나 애니어그램을 해보면 스스로를 엄청 몰아붙이고 힘들게 하는 데도, 힘든지도 모르면서 꾸역꾸역 살아간다는 결과치가 나온다. 그런 나의 삶의 태도는 우리 회사와 집에서 융화되기 어렵다. 내 SNS 친구들은 나를 이해하지만 지인들과 가족들은 그런 나를 모른다. 회사 점심시간에 많은 분들이 하는 이야기에 나는 공감할 수 없고, 빨리 밥 먹고(또는 밥 먹으면서) 책 보고 싶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외롭지만 재미있는 나날. 재밌지만 힘든 날들이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얼마 전에 정말 좋아했던 친구에게 뜻하지 않던 일(?)을 당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그냥 지나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 마음은 이미 닫혀있음을 느끼고 당황하고 있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다. 더 이상 내가 먼저 연락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사실 전조는 느끼고 있었다. 아니길 바라며 외면했을 뿐이다)


나도 당연히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고, 우리 모두 그렇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신랑의 많은 실수와 잘못도 덮어주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나를 위하는 마음을 알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반대로 말하면 내가 그녀에게 먼저 연락하지 못하는 것은 그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반증이라 하겠다.


괴로워하지 말자. 불행해하지도 말자. 이렇게 생겨먹은 것을 어쩌겠는가. 그래도 나는 사람들이 좋고, 같이 웃고 떠드는 것도 좋아한다. 조금 다르더라도 받아들이고, 또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된다. 다만 억지로는 하고 싶지 않다. 스스로에게도 조금은 너그러워지자.


행복은 뇌를 해킹하면 만들 수 있다. 즉,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살아만 있다면 행복하다] 라고 했던 배우 강하늘의 말처럼, 조금 외롭고 괴롭더라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다. 행복할 수 있다.


더군다나, 사람은 자신을 붙잡아 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많은 부분을 상쇄시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니 나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그 친구를 일부러 밀어내는 것이 아니니, 너무 괴로워하지 말자.

나는 행복하다.

살아있으니까.






(시스템을 구축하여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힘들어도 불평할 수 없다. 이게 나란 인간의 생김새이니.^^; / 감사의 마음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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