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벽에 기상해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회의 시간에 팀장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을 때, 다른 때 같으면 '그냥 그런가 보다~' 했을 테지만, 나는 갑자기 오른손을 들며, "저는 지금 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며 TMI를 했다.
김유진 변호사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새벽 기상으로 생긴 아침의 여유시간을 추가 자유 시간, 이라고 규정하고, 그 시간은 '실패해도 되는 시간' 이기에 자기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해 보는 시간으로 열어준 부분이었다.
늘 시간에 쫓기면서 살고, 실패할까봐, 시간 낭비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나에게 있어, 이런 사고방식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내가 부지런을 떨어서 나에게 만들어 준 시간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말. 꼭 생산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설렘.
그래서 그 시간(일어나서 잠자리 정리, 명상, 간단한 스트레칭, 차마시기, 일기쓰기 이후)에는 영어 쉐도잉을 하고 있다. 또한 새벽기상을 하려면 전날 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말씀(?)에 따라 밤 10시나 11시에 잠들어야 하기 때문에 술도 줄어서 술값 감소분이라 여기고 플래너도 질렀다.
플래너에 쓰면 눈으로 보고 머리로 다시 한번 생각하고 손에 감각이 남기 때문에(다중감각의 사용), 무의식에 남는 것 같다. 훨씬 실천력이 높아진다. 또한 김유진 변호사의 플래너는 가로로 길게 타임 테이블이 되어 있어, 시간의 소중함을 더 일깨운다.
자투리 시간에 무엇을 할지 적는 난에는 '책읽기/SNS답장 최소한'이라고 써 두었다. 그리고 출퇴근 지하철에서 신문과 SNS로 날리는 시간을 확 줄이고, 한 손에 다색 볼펜을 든 채 책을 읽고 줄을 치고 나의 생각을 적는다. 어두웠던 마음이 밝아졌고, 일기도 다시 매일 쓰게 되었으며, 술도 줄었고, 삶을 장기적 관점에서 보고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알고 있는 것과 실천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그 실천이 어렵기에 성과도 어려운 것이다. 너무 채찍질하여 정신과 영혼이 지치지 않은, 새벽 기상과 책읽기는 삶의 윤활유다.
코로라로 인해 체제 변혁이 가속화되고, 공부하고 익혀야 할 것들도 점점 늘어난다. 나이 들 수록 아까워만 지는 시간을 좀 더 체계있게 사용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