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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May 05. 2021

당근에서 친구 만나기

이게 진짜 되더라, 입니다

당근 마켓에서 친구를 만났다.


정말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사실이니까.


인생은 정말 드라마틱하다. 시작은 단순했다. 다른 볼 일이 있어서 당근마켓에 들어갔는데 [놀면 뭐 하니?]의 유재석 님 영향으로 당근마켓에 만남의 기능이 엄청 활성화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평생에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을 했다. 동네 친구를 만들어 보자, 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같이해요'를 클릭하고 73년생을 찾는 친구를 찾는 분의 글을 클릭했다. 물론 나는 73년생은 아니지만 그 언저리 어디쯤인가의 나이에 있기에. 그리고 거짓말처럼  언니와  다른 언니, 그리고 나. 이렇게  명이 안양역 다이소 앞에서 만나게 되었다.


물론 나처럼 보수적인 인간에게 있어 이건 좀 쇼킹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모험을 만한 가치는 있었다. 엄청 좋은 언니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그분들과 한 번의 만남밖에 하지 못했지만 나와 너무나 비슷한 분들을 만났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하느님께서 외로운  위로하려고 보내주신 사람 같았다. 멀리 있는 친구들, 멀어져 버린 친척들... 니들은 뭔가 나에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이가 없는 기혼자들, 일부러 이렇게 조합을 하려 해도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어제 알게 되었는데, 남편이 모두 연하였다!) 비현실적인 이런 만남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아직은 잘 모른다. 그리고 물론 위험한 일도 있을 수 있기에(이번 경우에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만남을 실행한다면, 무척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하지만 이런 비현실적인 시도는 비현실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동네 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그리고  동네 친구를 만들어 줄(매개체가 되어줄) 아이를 갖고 있지  않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아주 조심스럽게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타인과 만나면 자신의 모습이 발현되어지고, 자신의 특징이 발견되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을 바꾸려면, 새로움을 찾으려면 소속 집단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보아야만 한다. 이번에도 역시 그 이론은 통했다.


즐거운 만남이었고 어색함 없이 오래 만난 사람들을 흉허물없이 보는 듯한 시간이었다. 물론 나는 앞으로도 나의 길을 열심히 걸어갈 테지만, 든든한 바닥이 생긴 듯한 뿌듯한 마음으로 언니들과 함께 갈 수 있을 것 같다. 


신기하죠. 저도 신기합니다.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늘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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