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드릴 책은 글과 그림을 함께 그리시는 능력자, 김수현 작가님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입니다.
전 원래 잘 센치해지지 않는 편입니다. 자신의 불운을 위로하며 방어하는 데에 너무 익숙해지지 말자, 라는 주의라서요. 하지만 그런 저도 우울해지는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 계속 눈으로 겉장만 보던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3분의 2 지점쯤 아무데나 펴서 읽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저를 발견하고 그냥 이 책은 사야겠군, 이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고, 정신차려보니 바로드림, 결제를 해 버렸습니다. 하하하.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따스하게 안아주는 책. 작가님도 그럴 목적(?)으로 이 책을 쓰셨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깊이 있는 사회적 담론도 건드립니다. 그 이유는 뒷부분에서 발견하게 되는데, 역시나 '사회심리학' 에 발판을 두고 쓰신 거더라구요.
이 상처를 많이, 왕창 주는 세상속에서 우리끼리는 서로 보듬고 살아가자, 라는 이야기인 것이죠.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신에 대한 이해력과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해 무지한 것은 스스로에게 정말 미안해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경험과 시도를 통해서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나는 무엇으로 행복한가
나는 무엇으로 회복하는가
나는 어느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하는
자신의 행복을 다루는 노하우..
행복하고 싶다면 당신의 행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무엇으로 행복해지는 인간인지 아는 것,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인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가서 좋은 점은 좀 더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가는 능력치가 올라간다는 것일 겁니다.
무엇이 삶을 의미있게 하는가?
개인의 영역에서 공공의 영역으로 나아가
사회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중략..
당신이 생각하는 공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사회 안에서 존재감을 느끼라는 뜻이다.
개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는 늘 고민하고 실행하며 구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말이죠.
세상이 조금 더 괜찮은 곳이었으면 했다.
..중략..
내가 마주치는 누구도 더 이상 모욕하지 않으려 애썼고,
책을 통해 작지만 유의미한 파동을 만들고 싶었다.
저는 오랫동안 자존감이 아주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타인의 부족함을 자꾸 찾으려 했습니다. 제가 저 자신에 대해 느끼는 열패감을 그런 식으로 보상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너무 어리석었지요.
하지만, 책읽고 필사하고 정리하고 제 감상을 남기는 200%의 독서를 하면서,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클루지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일을 해냈습니다. 물론 완벽하진 않겠죠. 하지만 어제의 나보다 덜 어리석을 수 있다면, 한 걸음씩 나아갈 수만 있다면 삶이 그리 맥없이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말처럼 삶의 허무를 이겨내고 스스로의 존엄함을 지켜내고, 더불어 타인의 존엄함을 지키는 일에도 동참하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그런 힘이 반드시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결국은 연대만이 살 길, 인 것이죠.
너무 아픈 세상이지만, 우리가 진심으로 서로를 보듬을 수만 있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이곳, 입니다. 한가위 명절에는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