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앨범
오늘 아침, 뜻밖의 메모 연락을 받았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선생님의 책에 나오는 글이 실렸습니다."
순간, 믿기지 않았다. 한 줄, 두 줄… 천천히 문장을 따라가며 읽는데, 내가 쓴 문장이 고스란히 아침편지로 전해지고 있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이름만 들어도 많은 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그 공간이다. 한때 나도 매일같이 그 편지를 받아 공책에 옮겨 적으며 하루를 열었던 적이 있다. 그 아침편지에, 내 글이 실리다니 그저 얼떨떨하고도 참 기뻤다.
누가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조용히 지나가버릴 수도 있었을 소식 덕분에 나는 생각지도 못한 ‘나만의 영광’을 선물처럼 받았다. 크게 알릴 일은 아니지만, 마음 한편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다.
‘나도 누군가의 아침이 되었구나.’
그분이 내 글을 어떻게 접하게 되었을까. 누가 건네주었을까. 궁금함과 함께 고마움이 가슴 한켠에 고요히 번져갔다.
예전, 가수 이승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우승을 했을 때 고도원 님이 직접 응원하던 모습을 유튜브로 본 적이 있다. 사람에 대한 지지와 진심이 있는 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남아 있다. 그런 분이 내 글을 읽었다는 사실 하나로도 무명의 긴 글쓰기의 외로움이 위로받는 기분이다.
내 책이 세상에 나온 지 두 달이 조금 넘었다. 출판사 대표는 걱정이 많다. '생각보다 책이 안 나간다'며 '요즘은 저자가 발로 뛰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나는 그저 조용히, 묵묵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책을 쓰면 그것이 작업의 마침인 줄 알았고, 마케팅이라는 또 하나의 관문은 전혀 엄두에 없었던 터다. 그러나 막상 내 손을 떠난 책은 그때부터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한다.
‘쓰는 일’이 고된 산이라면, ‘알리는 일’은 보이지 않는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다. 그래서 요즘 나는 출판사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처음 내 원고를 읽고 망설임 없이 출간을 제안해 주었던 그 따뜻한 음성이 잊히지 않아서다. '부디, 책이 조금씩이라도 사람들에게 닿기를. 출판사도 웃고, 나도 웃을 수 있기를.'
책을 쓰는 이유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는 걸 나는 잊지 않고 있다.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자기 삶을 돌아보는 글쓰기를 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책을 쓰라고 권하고 싶었다. 그 마음을 책으로 썼다. 그러니 지금 이 현실도, 그 책의 한 챕터로 잘 기록해두면 되는 것이다. 아침편지의 한 귀퉁이에 나의 문장이 실린 오늘, 나는 마음 속에 조용한 꽃 하나를 꺾어 넣는다.
마케팅이라는 벽 앞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짐한다. 지금처럼, 진심을 다해 계속 쓰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