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수술이 끝났다.
괴사한 피부를 제거하고, 비어버린 부분은 인공 피부로 대체해 두었다고 했다. (드레싱 할 때 보니 분홍색 실리콘 덩어리처럼 보였다.) 며칠 후 유리 피판술을 진행할 것이고, 1달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했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다 주치의 선생님이 나가시고 나서는 꺽꺽 울었다. 수술 후처리를 도와주시는 선생님은 손가락을 살렸으니 희망을 가지자고 달래주셨다. 물론 내 귀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미 절망에 휩싸여 있었으므로.
이쯤 되어 '유리 피판술'이라는 수술을 소개할 필요가 있겠다. 간단하게 말하면 괴사한 부위가 넓고 깊을 때 피부가 아닌 살을 떼어서 붙이는 방식이다. 나는 옆 손가락에서 살을 떼어내 상처부위에 옮길 예정이었다. 여기서 핵심은 혈관이 살아야 조직, 즉 살도 살기 때문에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살을 떼낸 손가락과 다친 손가락의 혈관을 연결해 붙여놓는 수술을 진행한 후, 상태가 좋으면 2주 후에 두 손가락을 분리하는 수술을 한 번 더 하게 된다. 그리고 몇 달 후 옮긴 살의 부피를 줄여주는 수술을 한 번 더 시행한다.
와우, 순식간에 3번의 수술이 더 잡혔다. 게다가 또 1주일 동안 병실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다행히 이번에는 일어나 화장실을 가고, 앉아서 밥을 먹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걸로 감사함을 느끼기에 나는 꽤 지쳐있었다. 다시 답답한 깁스로 팔을 칭칭 동여매고, 병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생활을 2주 동안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숨이 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다쳤을 때보다 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수술은 이틀 뒤 할 예정이었는데, 그전까지 눈물로 보냈다. 밥을 먹다가도 울고, 잠을 자기 전에도 울었다. 한 번은 드레싱 하러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셨는데, 내가 오열하고 있어서 급히 "오후에 올게요!"하고 나가신 적도 있다.
절망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나를 보며 나만큼, 아니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들었을 엄마. 엄마는 내가 수술 후에도 계속 울고 힘들어하니 회복이 잘 되지 않을까 봐 발을 동동 굴렀다. 울어도 해결되지 않는 일 앞에서 절절매는 나를 보며 엄마는 답답해 다그치고, 나는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엄마에게 서운했다.
이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를 다스릴 필요가 있었다. 그때 처음 접한 것이 명상이었다. 갑자기 절벽에서 떨어질 듯한 불안함과 공포감에 사로잡힐 때마다, 명상 책에서 봤던 내용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코로 들어오는 숨과 폐에 가득 차는 공기와 내쉬는 호흡에 집중하기. 눈을 감고 아주 넓은 들판에 있다고 상상하기. 명상은 불안과 답답함으로 가빠오는 숨을 조금씩 돌려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긴 터널을 지나고 나와 보니 그 터널이 그리 길지 않고 어둡지 않음을 알지만, 터널 안에 있을 때는 언제쯤 끝이 올지 알지 못해 더 두렵고, 불안하다. 지금 그때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 다 금방 지나가.
그러니까 너무 겁먹지 마.
다 괜찮아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