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사업에서 끝나는 브랜드 vs 로컬 브랜드

보조금이 끝난 후에도 살아남는 브랜드에는 이유가 있다

by 이수정
브랜드를 시작할 때 가장 필요한 게 뭔가요?


많은 사람이들이 이렇게 묻는다.

그럼 난 이렇게 대답한다.


당연히 '돈'이죠.


..ㅎ..


그래서 요즘은 정부나 지자체의 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아서 시작하는 브랜드가 많다.

오프라인 매장을 열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거나, 로컬 콘텐츠 기반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등 형태는 다양하다.


그런데, 어떤 브랜드는 지원이 끝나자마자 사라지고, 어떤 브랜드는 지원이 끝난 뒤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필수 브랜드’가 된다.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지원사업은 브랜드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지원사업은 분명 좋은 기회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내 브랜드의 전체적인 기획안을 만들고, 제품을 생산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브랜드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원사업을 위한 브랜드만 만들어지고 끝난다는 것이다.


사업계획서에 어울리는 사업
심사위원을 위한 슬로건
점수 잘 받기 위한 제출용 콘텐츠


위의 내용들은 모두 지원사업을 받기 위해서 만들어야 하는 큰 틀이다. 참고로 나는 정부 지원사업을 거의 1-2억 넘게 받았고, 현재도 일부 지원금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운영중이다. 그래서 어떻게 써야 지원사업에 선정될 확률이 높은지를 잘 안다. 관련된 전자책도 쓴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고객이 아닌 심사위원을 위한 브랜딩이다. 그래서 지원이 끝나면 고객과의 연결 고리도 함께 끊어지게 된다. 이미 내가 경험했기 때문에 잘 말할 수 있는거다.


온라인 브랜드든 오프라인 브랜드든 지속 가능한 브랜드는 결국 고객과의 ‘관계’에서 시작해야 한다.




고객은 ‘지원사업 선정 브랜드’보다 ‘문제 해결 브랜드’를 원한다

고객은 우리가 어떤 지원을 받았는지보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는지를 본다.


이 콘텐츠가 나에게 감정적으로 와 닿는가?
이 제품이 내 일상에 변화를 주는가?
이 브랜드를 믿고 지지할 수 있는가?


지원은 브랜드의 시작을 도울 뿐이지, 고객과 관계를 대신 맺어주지 않는다. 결국, 브랜드의 생명력은 ‘지원사업’이 아니라 철학 → 콘텐츠 → 관계 → 반복 구매/참여의 구조에 있다.




‘지역 필수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인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브랜드가 지역 기반이라면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여기 오면 이 브랜드는 꼭 들러야 해.”
“이 계정은 팔로우해두면 진짜 도움 돼.”
“이 브랜드는 우리 동네의 얼굴이야.”

그 말은 곧, 브랜드가 사람들의 일상 속에 ‘기능’이 아닌 ‘정서’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지역 필수 브랜드의 특징

감정 기반 콘텐츠: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경험과 철학을 담음

소통하는 계정: 댓글, DM, 콘텐츠를 통해 실시간 관계를 맺음

재방문 설계: 오프라인이면 리추얼, 온라인이면 연재/이벤트/챌린지

운영자의 존재감: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




어떻게 하면 ‘기억에 남는 로컬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1. ‘왜 여기서, 내가 이걸 하나요?’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브랜드도, 물리적 공간이 없을 뿐 ‘기반 지역’은 있다. 그게 당신의 삶의 배경, 자원, 경험이기 때문이다.


왜 이 키워드를 다루는가?

왜 이런 말투와 세계관을 선택했는가?

왜 이 동네, 이 일상, 이 사람들과 함께하나?


이것이 곧 철학 기반의 브랜딩이다.



2. 콘텐츠는 ‘소통’이다

지원사업에서는 ‘완성된 결과물’이 중요하다. 하지만 브랜드는 미완성의 과정을 공유할수록 연결된다.


브랜드 준비 과정

실패한 이야기

감정이 묻어나는 말투


이런 것들이 쌓일 때, 고객은 브랜드를 사람처럼 느끼고 함께 자라는 경험을 한다. 참고로 '프로세스 이코노미' 책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3. 반복 구조, 리추얼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오프라인이라면 도장 찍기, 계절별 행사, 단골만을 위한 혜택

온라인이라면 매주 같은 시간에 업로드되는 콘텐츠, 뉴스레터, 챌린지


지속 가능성은 한 번이 아닌 ‘다음’을 설계하는 브랜드에서 시작된다.




지원이 아니라 ‘지속’을 설계하자


브랜드는 결국 철학, 콘텐츠, 관계 이 세 가지가 반복적으로 연결되며 구축된다.


지원사업은 그 시작을 도와주는 부스터일 뿐, 그 이후에는 당신이 ‘운영자’로서 어떤 시선과 방향성을 가지느냐가 핵심이다.


당신의 브랜드는 지원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의 삶에 여전히 필요할까?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점검해보자.






이수정 | 스타트업언박싱 & 팀 유벡스 & 간만의 숲

* 로컬과 자연을 기반으로 감도 높은 프로젝트를 만듭니다

* '로컬 철학을 담은 브랜딩' 워크북이 곧 발간됩니다. 사전 예약(할인)을 원하시는 분들은 이곳을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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