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이 흔들릴 때, 우리는 가장 처음의 사람을 떠올려야 한다
엄마가 해준 그 맛을 기억하고 있어요.
아버지가 쌓은 돌담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어요.
어릴 적 장날에 따라갔던 시장 풍경이, 제 브랜드의 시작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거다.
놀랍게도, 이런 이야기들이 브랜드 정체성과 연결될 때 감정의 온도가 확 바뀐다.
누군가는 '감성팔이'아닌가?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글쎄.. 이건 단순한 ‘감성팔이’가 아니다.
‘부모님 이야기’는 브랜드에 철학, 감정, 시간, 뿌리, 설득력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도 깊은 원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브랜드 철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철학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예쁘고 근사한 문장으로 탄생하는 걸까?
아니다. 철학은 삶의 축적된 경험과 선택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당신의 삶에서, 가장 오래 지켜본 철학은 무엇인가?
바로 부모님의 삶이다.
아버지는 30년간 같은 자리에서 철물점을 운영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들에게만큼은 좋은 음식을 먹이려 늘 식재료를 골랐습니다.
부모님은 누군가 방문할 때마다 무조건 밥부터 차려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서 당신이 지켜본 ‘살아 있는 철학’이 있다.
이건 책에서 배운 철학보다 강력하다. 왜냐하면 당신이 직접 몸으로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철학은 브랜드에 녹였을 때, 진심이 되고, 설득이 된다.
브랜드는 어느 공간에서 시작됐는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공간 중 가장 작은 단위의 ‘로컬’은 바로 가정이다. 부모님은 그 로컬의 첫번째 호스트이자, 경험 디자이너시다.
아버지의 정원에서 본 흙의 질감
엄마의 부엌에서 나는 장의 냄새
가족 모두가 둘러앉은 명절의 식탁
이런 기억은 단지 향수가 아니라, 감각적 경험의 아카이빙이다.
그리고 이 감각이 쌓일수록 당신의 브랜드는 평범하지 않은 경험을 기반으로 자기만의 감각적 정체성을 갖게 된다.
즉, 부모님의 삶은 당신 브랜드의 경험 설계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만드는 브랜드의 시작이 사실 부모님으로부터 시작된건 아니다, 라고. 하지만 이것도 잘 만들면 부모님 이야기를 녹일 수 있다.
예를 들어보겠다.
만약 직접 만든 도자기를 판매한다면,
“어머니가 매일 닦던 찻잔에서 시작된 손의 기억”을 언급할 수 있다.
로컬 식재료로 식당을 운영한다면,
“아버지가 새벽마다 캔 나물로 해주시던 반찬”이 브랜드 철학의 기원이 될 수 있다.
작은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면,
“언제나 방을 깨끗하게 유지했던 어머니의 태도”를 ‘숙소의 기본 철학’으로 선언할 수 있다.
이렇게 연결되면, 당신 브랜드의 왜에 대한 설명이 감정의 언어로 해석된다. 고객은 논리가 아니라 감정으로 브랜드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실제 부모님 손글씨를 간판에 사용한 로컬 베이커리
아버지가 손수 깎은 나무 스푼을 굿즈로 제작한 커피 브랜드
어머니가 만든 이불의 패턴에서 영감을 얻은 패브릭 디자인
이런 스토리는 단순히 감동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기억되는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고객은 “이 브랜드는 진짜야.” 라고 느끼고, “우리 엄마도 이랬는데”라는 개인적인 연결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비스’에도 부모님의 삶의 태도를 담을 수 있다.
“고객이 오면 먼저 차 한잔 내드리는 것” → 어머니가 손님에게 항상 대접했던 태도에서 배운 것
“불편한 점은 없는지 하루 뒤에 한 번 더 묻는 것” → 아버지가 동네 주민들과 맺던 ‘정’에서 나온 태도
이런 작지만 반복되는 행동들이 브랜드의 ‘문화’가 된다.
우리는 종종 ‘규모가 작은 브랜드라 이야기할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스몰 브랜드일수록 훨씬 진한 이야기를 가질 수 있다. 오히려 부모님 이야기로 만든 콘텐츠는 대기업이 쉽게 만들 수 없다. 솔직히 대기업이 부모님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심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매일 장에 가는 어머니의 발걸음 소리
밤늦게까지 재봉틀을 돌리던 소리
겨울이면 김장을 담그느라 손이 퉁퉁 불었던 기억
이 모든 기억은 스토리의 자산이 된다.
그리고 이 자산은 브랜드가 흔들릴 때마다, 다시 돌아가야 할 진짜 이유를 말해준다.
브랜드에 부모님 이야기를 넣는 건 단지 감정적으로 훈훈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건 고객과 ‘공감의 최단 거리’로 연결되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자기 부모의 이야기를 할 때, 자신도 모르게 가슴 한 켠이 찡해진다. 그건 우리가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랜드가 그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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