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상담 : 종결에 대하여

by 하계의 이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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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심리 상담을 마무리하는 시간, 종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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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늘 한치앞을 알수없는 모호함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모호함을 견디는 것은 살아가는 동안 피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사실 우리가 길을 잃었다고 느끼는 순간은 결국 이러한 모호함이 바로 코앞에 닥쳤을 때가 아닌가 싶어요.


관계에서, 나의 몸에서, 일에서, 생각지 못한 상황에 부딪쳤는데 나름대로 알고 있는 방법과, 해결에 도움 되리라 여기는 방법을 찾아서 애를 써봐도 다시 벽 앞에 서있는 느낌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지지요.


그러면 그저 삶의 조건일 뿐이었던 '모호함'이 이제 막막한 벽이 되어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것', 모순되게도 오히려 '속히 제거해야 하는 어떤 것' 이 되어버리곤 합니다.






상담 과정도 생각보다, 모호한 시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 시간은 이런 걸 거야..."라고 여겼던 그림은 어디 가고 없고, 막상 상담자와 만나 한회 한회 해나가는 이야기들이 실제로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 확연하지 않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금씩 어딘가 나아지고, 편해지거나 가벼워지고 있다는 걸 상담 사이에 한 번씩 구체적으로 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상담 과정 전체를 통해서 우리 안에 늘 있었지만 의식하지 못 했던 것, 즉 스스로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이 아직까지 알아채거나 실현하지 못한다고 믿었던 잠재력이 얼마나 깨어났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종결 시점이 다가오면, 알게 모르게 나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짚어보고 또한 모호하거나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지도 다시 한번 탐색해 봅니다.


단기든 장기든, 그 깊이는 다를 수 있겠지만 상담이 끝날 무렵 살펴보는 내용은 같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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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표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확인해 봅니다.


먼저,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나아졌거나, 생활에서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어떤 것인지, 처음에 정한 목표 중 이룬 것은 무엇인지, 또는 목표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확인해 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동안 자신이 해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아쉬움과 미진한 것을 확인해 봅니다.


또한 상담을 종결하는 이 시점에서 이야기 해온 전체 과정을 돌아보면서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미진하다고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여전히 힘들거나 어렵다고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확인해 봅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놓쳤거나 흘려버렸던 중요한 순간을 다시 짚어 마저 정리할 수 있게 해줍니다.



3. 앞으로 삶에서 두려운 부분을 이야기해 봅니다.


그리고 다시, 살아온 맥락과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에 대해 지금 이 순간 어떤 마음이 드는지, 걱정되거나 신경 쓰이는 게 있는지 살펴보고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런 집중을 통해, 그동안 훈습한 내용들을 혼자 해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지금까지 그러했듯, 막연한 두려움이 헤쳐나갈만한 안개일 뿐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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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심리 상담이 끝났다고 상담 관계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볼 수 없다고 마음이 사라지는 게 아니니까요.^^


상담자와 만나는 동안 두 사람이 만나면서 보냈던 시간의 의미와 치료자와의 발전된 관계의 의미는, 시간이 흘러 다른 삶의 경험을 하면서 더 확장되어 갈 것입니다.


또한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상담에서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이전과는 다르게 경험한 과정이 살아가면서 이제는 '알면서, 이전과는 다르게' 겪어가고,


보다 나은 결정과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믿습니다.






상담자와 울고 웃으며, 착잡하고 씁쓸한 순간을 견디며 심리 상담을 받는 당신의 노력과 용기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종결에 이르게 됨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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