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드는 상담실
울 아이들 아기 때
선물 받은 포크레인이랑 찻길 놀잇감 세트가 있었는데
귀여운 포크레인이, 콩알만 한 공 세 알을 담고서
한 바퀴, 돌 때마다 샥샥, 장애물도 지나고 다리도 건너서
작은 통에 착, 도르르 부으면 -
통 아래가 열리는 동안
다시 포크레인은 그 뒤에 가서 공 세 알을 받아가지고
출발해서 한 바퀴, 그런 거였죠.
그걸 빤히 보던 네 살 딸,
"힘드겠다"
ㅋㅋ 공감능력 뛰어나죠?
오란전부천법원(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마지막으로 근무하는 날.
그해 상반기까지만 일하자, 맘먹었던 터에
하반기부터 인천법원에서도 일해 달라는 요청이 와서,
근무가 더 남아있지만 일이 겹치니 정리하기로.
그날 출근하니 창 너머 빈터(몇 년간 봐올 때 죽 빈터였는데)
오늘따라 포크레인이 와서 삽질을 하고 있네요.
흙을 퍼다가 옆에 놓기를 반복.
뭘 만들려나?
궁금^-^
사람 손으로 하염없이 퍼야 하던 시절엔
사람들이 많이도 죽어나갔겠지요?
포크레인이라는 도구 하나가
사람을 살리고 빈터를 새로 뚝딱 꾸미네요.
우리 삶도, 부부관계도 맨손으로 삽질하기보다
이런 도구를 쓰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심리상담, 의식개발 프로그램, 감사기도, 이마고 부부치료..
우리 곁에 뛰어난 도구들이 있건만
우리는 각자의 틀에 갇혀서,
'다 안다' 또는 '다 해봤다' 고 여기고
같은 자리를 돌고 있는 건 아닌지.
ㅎㅎ 재미있었어요.
부천지원 근무 마지막 날,
법원 폼나는 건물보다
오가며 만났던 사람들보다
어쩐지 이 장면이 오래 남을 듯해요.
포크레인(을 운전하시는 기사님)의 수고에 감사하면서
혼자 중얼거려 봤어요^-^
근데 갑자기 펐던 흙을 다시 메꾸기 시작
응? 왜 때문에?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