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에서 다루고 이루어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혹시, 감정적이세요?"
고백부터 하자면, 저는 그렇습니다.
감정이 저의 많은 행동과 태도를 결정하고
저의 성격에서 보이는 많은 부분과,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그러한데,
그렇다면 저는 이것이 저만의 독특함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거의 이렇게 '감정적'인
것일 수 있다고 여기는 편이에요.
다만 각자 감정을 인식하고
느낀 것을 드러내는 폭이 다를 뿐이지요.
#감정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또, #마음챙김 이라는 말의 의미를
혹시 알고 계시는지요?
상담실에서
"어떤 마음이 드세요?"라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해하시는 분을
자주 만납니다.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이면
보다 수월하게 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질문이 닫힌 것이면, 답도 닫히기 마련이어서
아무래도 좋다, 나쁘다고 반응하시게 되는듯하므로,
마음을 여는 질문치고는 적절하지 않게 여겨져서
저는 주로 "마음이 어떠신지" 물어봐 드리곤 합니다.
기분 나쁘다, 기분 좋다,는 답은 간편하지만,
이게 또 참 다양한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바 그대로 드러내는 건 아닐 수 있어서,
보다 찬찬히 자신의 마음이 느끼는 바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감정이 우리 안에 있음을 알고,
느끼게 됩니다.
흔히 경험을 다양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이거 아니면 저거, 식으로 일반화된 사고방식을
이분법, 또는 흑백논리라고 하지요.
이런 방식을 갖게 된 데는
많은 경우 효율성과 이성적인 태도,
해결 중심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환경에서 자라거나
이와 연결된 중요한 경험을 한 것이 이유인 경우도 있고,
즉각적인 답을 도출해야 더욱 효과적으로
주어진 현실에 대처할 수 있었던
경험에서 비롯된 습관적인 반응이기도 하지요.
어쩌면 그 반대, 즉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 어려운 상태를 자주 경험한 것이
'둘 중 하나'라는 효율적인(?) 인식의 태도를
갖게 한 것일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든,
감정을 뭉퉁그려서 인식하게 되면
기쁨이나, 슬픔뿐 아니라
서글프거나 서운함, 아쉬움, 설렘,
막막함, 아련함,.. 등
미세하고 잔잔한 감정을
아무래도 낯설게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상태는 지금같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사는 우리,
누구에게나 흔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챙기지 못하고
상황에 맞추고, 논리에 맞추고,
이성에만 맞추다 보면
생각보다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의 #마음 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잘 챙긴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잘 느끼고, 알아차리고,
그것을 드러낼지, 드러낸다면
어떤 말로 드러낼 수 있을지 알고
삼킨다면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고요하면서도 매우 역동적인 상태를 뜻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여기는 감정들,
즉 괴로움, 미움, 아픔 등등의 감정들은,
본래 마음에서 일어나서
스스로 "이렇게 느낄 수 있어",
" 이렇게 느껴도 괜찮아"
하고 다독이면, 저절로 스스로
소멸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스스로 허용하기보다,
"이렇게 느끼면 안 돼!"
"이렇게 느끼다니 어리석어"
"이렇게 느끼는 건 잘못이야" 하며
스스로 느끼는 것을 차단하거나,
제쳐 두려고 하거나,
안 느끼려고 무진 애를 써서
그것이 더욱 크게, 단단하게, 강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어버리곤 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마음속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낡은 관습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신념으로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아요.
때로는, 아픈 감정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마음이 여려서
여러 가지 책략으로 자신이 느끼는 바를
부정하고, 무시하고, 뻥! 멀리 차버려
이 아픈 마음을 안 느끼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런 애씀은 결국 헛된 결과
(더 마음이 아파지고 결국 감당을 못 하게 되는)
를 낳을 뿐 아니라,
처음에 닥친 속상함에 더해
그런 상황을 맞닥뜨린 자신을 저버리고
심지어 혼내는 역할까지 하게 되므로,
자기가 자신을 적대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ㅜ
그래서 어떤 경우든,
자신이 느끼는 것은 잘못됨이 없고
느낌 자체는 늘 그럴법하다는 걸
스스로 믿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느낌을 믿는다고
느낌대로 바로 행동하거나,
부정적인 느낌을 날것으로
표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느끼는 것과 드러내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고,
어쩌면 이 부분에서 우리가 혼동하기에
더 자신의 마음을 저버리고
아무것도 못 느낀 척하게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고
느끼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독이는 것과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는 건 다른 문제이고,
그건 때에 따라 현명하게 결정되어야 할 일이지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상담실에서는,
우선 자신에게 쌓여있는
감정적인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털어버리는 시간 을 충분히 갖습니다.
그런 다음,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고
눌러버리거나 제쳐버리게 된,
몇 가지 경험을 집중해서 다룹니다.
그러고 나면, 그동안 쌓여있던 감정들과
눌려있던 느낌들이 드러나고
사라진 빈자리에 새롭게 세밀한 감정들이 있음을
인식하는 여유가 들어옵니다.
마음의 감정도, 몸의 근육처럼
간단한 이론과 원리를 알고 나면
조금씩 배워가면서 연습하는 동안
늘어가는 것이어서,
상담실에서 하나하나 함께 익히고,
그만큼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려 하고
누군가가 내 편이 되어주길 바라지만,
정작 스스로는 자신의 편이 되어주고 있을까요?
새해엔,
나의 감정이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잘 느끼고
나의 마음을 잘 챙기고 다독이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삼아 보시면 어떨까요.
우리 각자가 자기 마음을 챙기면,
곧 우리 모두가 편안한 것이고
그게 결국 서로를 더 편안하게 바라보게 하는
지름길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