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밤의 꿈

죽음을 품은 삶

by 하계의 이난나



심리학자로서, 꿈을 통해 스스로 내면의 심연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과정을 가늠해본지도 꽤 되었다.

나는 칼융의 분석심리학적 관점으로 꿈을 볼때 가장 명료하다고 느끼곤해서

혼자, 또는 꿈모임에서 여럿이, 또는 AI의 의견도 참고하곤 한다.


진단을 받고나서 꿈은

더욱 또렷히 나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건 아마도 내가 보려는 의도가 더 확실해졌기 때문이기도 할터다.

올겨울들어 꿈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특히 맥락이 분명했는데,

그중 하나는

나는 내가 공격적인 대상앞에서뿐 아니라

의지하는 대상에게도 나의 감정을 자연스레 드러내는게 여전히 어렵고, 그로인해 고통받지만,

이런면이 있다해도 내가 처음이나 나중이나 온전하다는걸 깨달아가고 있었다.








어느날 밤은 유독 꿈자리가 사나웠다.

그리고 새벽에 눈을 막 떴을때, 어지러웠던 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데, 잠을 깬 그순간

내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목소리는 나의것으로, 내가 나한테 말하는거였다.


"살아있으면 돼, 살아있으니까 다 돼."



모든걸 다할수는 없을것이다

모든곳을 다 가볼 필요도 없을거다.

그저 내가 하고자 하는것

가보고 싶은것

이루고자 하는것을

이어가면 된다는걸 그순간 나는 알았다.


모순되게도 그바람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조급함도 조금은 생기지만,

할수있는만큼

그저 하다가 가면 된다는걸

이제 나는 알고, 움직일수 있을듯하다.


한겨울밤 뜻밖에,

봄을 설레이며 기다릴수 있는 꿈을 꾼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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