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익어가고 있을 때

식물들이 사랑스러워지는 오늘

by 소린

자연을 참 좋아한다.

나무를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고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소 공포증이라는 핑계로

높은 산을 오르지 못하고

수영을 못한다는 이유로 물속의 찰방거림을

느끼지 못하며

자주 죽인다는 이류로 식물을 집에서

오래 기르지도 못하였다.

그랬다. 이전의 나는.


어느 날 동네 산책을 하다가 어느 베란다의 싱그러운 화분들을 보며

너무 키우고 싶다는 열망이 솟아남과 동시에

'그래 나도 다시 키워보자!'다짐아래

동네 화원을 갔다.

식물이 주는 싱그러움과

풀내와 흙냄새 등이 섞임과 동시에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예전 생각을 해보면 친정집 엄마의 베란다엔 온갖 화분들이 널려있었다.

잡다하기도 하거니와 통일성이 없는 화분도기들과 식물들로 어지럽혀 있는 듯하여

좀 버릴 건 버리고 정리 좀 하면 어떻겠냐는

잔소리 아닌 잔소리들.

엄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분들을 보면

안정감을 느끼신다고 예쁘지 않냐고

반문하시곤 하셨는데

지금의 내가 엄마의 그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아,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건가?

나의 손은 이미 키우기 쉽다는 스노사파이어 화분 하나를 집고 있었다.


얘야, 우리 집 가서 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