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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AVIA Aug 15. 2023

휴게소

머무는 내내 오키나와가 떠올랐다.


대로변에 위치한 한가로운 아니 운영을 하고 있는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고요한 휴게소. 휴게소라는 간판이 없었더라면, 갈려고 했던 식당이 휴무일이 아니었더라면,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을 제대로 찾아갔다면, 확률적으로 이곳을 일부러 찾아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예정된 도착시간보다 훨씬 지체된 상황, 초행길은 언제나 그렇다. 아무튼 늦은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기 위해 찾은 휴게소. 주차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을 찾은 가장 큰 이유였다. 우연의 연속이 아니었다면 영원히 만나지 못했을 곳. 바다 풍경과 자장면의 맛은 거기서 거기라지만 바다가 보이는 코 앞자리에서 자장면을 먹을 수 있는 경험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곳에서 나는 단돈 5,000원짜리 자장면을 먹으면서 지겨울 정도로 드넓은 바다를 감상했다. 주문한 자장면이 나오기 전까지, 자장면을 먹으면서, 자장면을 먹고 난 뒤 무료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아주 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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