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 없이 걸어도 서방정토에 닿을까 01
새는 거꾸로 눈을 감는다
밀어 올려야 닫힌다
너는 왜 눈을 그렇게 감고 그렇게 뜨냐 다그쳐도
다그친 만큼 다치기만 할 뿐
눈꺼풀을 떼어다가 위에 붙이고
너도 나처럼 해보라고 가르쳐도
새는 눈도 감지 못하고 죽어간다
그러다 새가 끝내 죽어버리면
너는 왜 눈도 못 감느냐고 그 쉬운 것도 못하느냐고
시체에 삿대질하고 세상에 하소연한다
새가 죽었어요 눈도 못 감고 눈 하나도 못 감고 저는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가엾어라 속상하셨겠어요
다음 새는 잘 키워보려고요 그 아인 다를 거야
새는 거꾸로 눈을 감는다
밀어 올려야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