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Prologue
다시 바다로 돌아왔다.
그동안 다니던 직장, 친구들, 심지어 가족들까지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왔다.
한창이던 30대를 서울과 부산이라는 큰 도시에서 사람과 일에 부딪히며, 절대 실현 가능성 없다고
생각하던 신기루 같은 일에 매달려 계속 살아왔다.
그 신기루를 내 머릿속에서 지우고, 그동안의 생활들을 하나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 여를 여행과 시골생활로 마무리를 하고,
원래 몇 년 뒤에나 오려고 했던 이곳 강원도 고성으로 거처를 옮겼다.
작고 조용한 어촌 마을
파도가 있으면 서핑을 할 수 있고,
파도가 없을 땐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낚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맛있는 물횟집도 있고,
아직은 먹어보지 못했지만, 꽤 괜찮아 보이는 문어 요릿집도 있다.
(그래 봐야 동네에 큰 식당은 이거 두 개가 전부)
갑자기 왜 이사를 갔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더러 계신다.
이유?
그냥 이런저런 개인적인 이유다.
복잡하거나 심각한 일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베가본드 같은 인생을 계속 살았고, 아직도 진행 중인 거 같아서.
더 좋은 곳이 있을 거 같은 기분이 계속 들기에, 내가 살아보고 싶은 곳에서 살아가는 거뿐이다.
왠지 그런 기분이다.
원점으로 돌아간 기분.
물고기가 물에서 살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