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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khwan Heo May 05. 2020

서핑이란?

체험 말고 진짜 서핑.

몇 년 전부터 서핑이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운동이 되었다. 다양한 매체에서 소개되고 있고, 예능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 대중에 널리 알려져 가고 있다. 이런 유행을 타고 전국 각지에 다양한 형태의 서핑 관련 교육시설들이 생겨나고 있고, 여름이 찾아오면 많은 사람들이 서핑을 체험하기 위해 바다로 향한다.

이렇게 서핑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내가 서핑을 가르치는 방법에 을 한 번쯤 정리하고 싶었고, 그 내용들을 이곳에 정리하기로 했다. 

부디 이 글을 읽기 전에 이곳에서 기록하는 내용들은 기본적인 방법론 이외에 주관적인 견해가 많이 섞여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이렇게 잔잔한 날이지만, 교육은 진지하게.


서핑 SURFING / SURF


사전적 정의 (나무 위키 발췌)


서프보드를 타고서 파도의 경사진 면을 오르내리며 높이와 속도, 기술을 겨루는 스포츠로, 고도의 평형감각과 정확한 타이밍이 요구된다. 자연 그대로의 파도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장소가 한정돼 있고, 위험하지만 매력 있는 레저 스포츠이다. 파도타기라고도 한다.

하와이캘리포니아호주 골드코스트 등 사시사철 좋은 파도가 있는 바다가 있는 지역에서 성행하는 스포츠이나, 최근엔 슈트와 보드의 발전, 서핑 문화의 확산으로 세계 어느 해변에서나 즐기는 스포츠가 되었다.


진짜 서핑.


서핑은 익스트림 스포츠(extrem sports, 고도의 신체능력을 요구하는, 다양한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스포츠)의 범주에 속한다. 대자연을 이용해 짜릿한 순간을 만들어 내는 엄청나게 재미있지만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위험한 스포츠이다. 또한 상상 이상의 신체적 능력을 필요로 하며, 내가 즐기고 싶다고 해서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인공적인 스포츠가 아니라 더욱 어려운 편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핑을 체험해 보고, 또는 계속 서핑을 해 보고 싶다고 느낀 분들이라면, 꽤나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서핑을 가르쳐 오면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여름 시즌에 찾아오시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서핑을 조금만 배우면 금방 잘 탈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고 방문하신다. 마치 인스타그램이나 잡지에서 보이는 멋진 서퍼들의 모습이 나의 모습일 거라는 기분 좋은 상상 말이다.



우리나라의 수온은 생각보다 낮은 편이다. 보통 서핑을 즐기기 아주 좋은 시기인 한여름 7~9 월을 제외하고는 보통 15~20도 정도의 수온을 유지하는 편이라 짧은 시간 동안은 상관없지만, 서핑을 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물속에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그리고 서핑을 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상처나 부상을 방지하고자 교육생은 거의 슈트(wetsuit) 착용을 권장/의무화하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육시설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위기가 바로 '슈트'의 착용이다. 

하지만, 실제로 슈트를 입는 순간부터 상상과는 꽤나 먼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온몸을 꽉 조이고, 군데군데 붙어있는 내 지방들을 마주 하는 순간부터 캘리포니아 해변을 누비는 구릿빛 멋진 남녀들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아마도 이때 대부분 심각하게 다이어트를 고민하게 된다.) 왠지 숨쉬기도 힘들고 이걸 입고 과연 움직일 수 있을까 하면서 걱정 어린 얼굴로 탈의실에서 나오시는 분들을 꽤나 많이 보았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 지상 교육도 꼼꼼하게 진행한다.

이제 보드를 가지고 바닷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또 다른 위기들이 찾아온다.

그렇게 보드를 가지고 바다로 나가, 몇 가지 동작을 지상에서 배우고 몇 번의 연습을 한 후에 강사들과 함께 라인업(서핑을 시작하는 곳)까지 나가게 된다. 이때 처음 패들링이라는 동작을 하게 될 것이고, 이게 그리 쉬운 동작이 아니며,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단 5분 안에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파도가 조금 높은 날은 엎드려서 팔을 저어 나가는 동안 왠지 집체만 한 파도가 나를 덮치고, 해변 밖으로 멀리 뱉어 버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파도에 연거푸 뺨을 얻어맞고 뒹굴다 보면, 난 도대체 무엇을 위해 여기에 와 있나 하는 후회 아닌 후회를 할 수 도있는것이다.



이 외에고 하나하나의 과정을 배워가는 동안, 정말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꽤나 많이 겪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서핑을 가르치면서 항상 사람들을 아래와 같은 얘기를 해 준다.


우리가 다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모든 게 낯설어서 그렇습니다.

바다도 낯설고, 동작도 낯설고, 심지어 서핑보드는 너무 낯설 겁니다.

하지만 그 낯섦이 점점 익숙해질 때면, 파도 위에서 기분 좋게 웃으며 라이딩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서핑은 지름길이 없어요. 계속해서 바다와 친해지고 서핑보드랑 친해져야 내 실력이 느는 겁니다.

서핑을 경험해 보시고, 혹시나 서핑이 나한테 정말 잘 맞는 운동 같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최대한 자주 바다로 나오세요.  그게 제일 빨리 서핑 실력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하루 만에 일어설 수도 있다. 사실 하루 만에 못 일어서는 경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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