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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왜 X가 되었을까?

그리고 메타는 왜 ‘스레드’를 출시했을까?

7월 초 메타가, 트위터와 유사한 앱인 스레드를 출시했다. 그리고 7월 말엔, 트위터가 갑자기 ‘X’라는 이름을 달고 탈바꿈했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니 ‘트위터 하는 사람 많아 없지 않아?’라던지, ‘스레드가 나오니까 비슷한 느낌으로 로고를 바꾸는 건가?’라는 반응도 보여서 스레드와 X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인스타그램은 왜?]

‘이 기회에 트위터의  파이를 노려보자’

인스타그램은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일론머스크로 인해 트위터에 대한 불확실성 (volatility and unpredictability)이 생겼고, 이로 인해 경쟁의 기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public communication’ 이 목적이고 이에 대한 니즈와 사용성은 트위터가 개척해 뒀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확실히 트위를 레퍼런스로 ‘이 기회에 한번 이 시장을 잡아보자’라는 생각이었지 싶다. ‘뭐야 진짜 트위터랑 똑같은데?’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게 바로 인스타그램이 의도한 바일 것이다. 특별히 다르거나 더 나을 것은 없지만, 논란 많은 트위터의 대제재가 되는 게 목표였을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를 왜?]

인스타그램이 왜 굳이 트위터의 지분을 가져가려 할까? ‘인스타그램이 대세 아닌가? 트위터 하는 사람 많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확실히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은 유저층에 차이가 있다. 단순히 ‘사진 중심’ vs ‘텍스트 중심‘이라는 것 외에도 문화적 차이가 만들어내는 사용성 차이가 크다.

현시점에서 인스타그램의 정체성은 본인을 드러내는 서비스이다. 지인들과의 연결 및 소통을 기반으로 시작되었고, 프로필에 많은 정보가 드러나는 Facebook과 계정이 통합되었다. 익명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실제 지인들과 연결해 본인을 드러내고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미지를 통해 거리낌 없이 ‘본인’의 삶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반면 트위터는 이미지 업로드가 선택이며, 인스타그램과는 다르게 익명으로 운영되는 계정이 굉장히 많다. 이에 따라 커뮤니티성 활동이 굉장히 활발한데, 내가 많이 본 케이스는 가상의 활동명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일본의 예시이다. IT서비스에서 일본 운영팀과 함께 일을 해보면서 일본은 압도적으로 트위터 사용율이 높음을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인스타그램 활동이 오히려 트위터보다 저조하다는 사실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현지 리서치 담당자로부터  ‘일본에서는 사생활이나 본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한다. 인플루언서들도 가명이나 익명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트위터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 보니 트위터는 좀 더 커뮤니티성이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정 관심사나 주제를 두고 논의하며 공유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실제 삶에서의 ‘나라는 사람’을 꼭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인스타그램은 대세가 되고, 많은 유저 수를 모으면서도 트위터를 대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왜 X가 되었을까]

그럼 트위터는 왜 ‘X’라는 이름으로 탈바꿈을 했을까? 단지 스레드의 등장에 위기를 느껴서 검은 아이콘을 달았을까? 사실 X를 소유한 X.corp라는 법인이 세워진 것은 올해 초인 23년 3월이다. 일론머스크는 사실 X.com이라는 온라인 은행을 1999년에 설립한 적이 있었고, 훗날 Paypal과 병합되었다. 일론머스크는 ‘X’가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결제, 송금, 뱅킹까지 커버할 수 있는 종합적인 ‘Everything app’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렇게 보면, 트위터를 인수하는 시점부터, ‘트위터‘가 아닌 ’everything app의 기반이 될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었을 수도 있다. 일론머스크가 인수한 서비스가 꼭 트위터가 아니었더라도, 결국 ‘X’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트위터를 X로 리브랜딩 한 것은 상당히 과감한 액션이다. 순식간에 트위터의 상징이던 파랑새가 사라졌다. 트위터 앱 내에서 일단 모든 로고가 X로 변경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앱의 구석구석엔 트위터의 브랜드컬러인 하늘색이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다. 언뜻 보면 트위터 앱에, ‘파랑새 로고’만 ctrl+f로 찾아서 X로 바꾼 것 같은 어색함도 든다. 앱을 구석구석 보면 ‘트위터’라는 브랜드를 나름 열심히 지워냈음을 볼 수 있다. 일례로, ‘Tweet’은 이제 ’Post’라고 불린다.


사실 많은 해외 기사들이 비판하듯이, 이건 일반적으로 말하는 브랜딩과는 많이 다르다. 로고 하나를 바꿔도, 아이콘 하니를 추가해도, 새로운 기능 이름을 하나 지을 때도 이게 사용자들에게 어떤 이미지와 가치를 전달할지 수없이 고민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X’는 트위터의 상징인 하늘색, 새 로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 (tweet)로 게시물을 지칭하는 콘셉트까지, 일단 지워버렸다. 그렇다고 ‘X’라는 브랜드에 맞는 뭔가 새로운 전략과 콘셉트를 고민하거나 설득하려는 노력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 트위터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겠다 ‘라는 느낌보다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건 X이고, 거기 필요한 플랫폼 인테리어 공사를 다시 하겠다 ‘ 는 느낌이다.



[Thread의 과제는 뭘까]

그럼 다시 Thread로 돌아와 보자. Thread를 출시 첫날 가입하고, 써보고 느낀 점은 인스타그랩 계정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 가입되어 있으면 동일 계정을 사용해 시작할 수 있고, 원할경우 모든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그대로 불러올 수 있다. 처음 소셜 미디어나 플랫폼 서비스를 가입하면, 팔로우 중인 유저/콘텐츠가 없어서 피드에 보여줄 콘텐츠가 없는 Cold start 문제 (데이터가 없어 적합한 추천이나, 개인화 목록을 생성해 낼 수 없는 상황)가 발생한다. 랜덤 한 콘텐츠나 단순히 인기 많은 콘텐츠를 보여주면 적중율이 떨어질 것이고, 서비스에서 이탈할 확률이 크다. 그렇지만 이미 관심사 기반으로 팔로우 중인 유저들의 게시글을 보여주어서 관심을 끈다. ‘이 사람들이 스레드에서는 이런 글을 쓰네!’ 하고 보는 재미가 있다.


‘어, 그럼 스레드가 꽤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닌가?’ - 위에서 이야기한 ‘기존 트위터만의 사용성’을 생각해 보면 스레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좀 남은 것 같다. 기능적으로 스레드는 ‘Public communication’에 적합하다. 텍스트 위주의 UI, 하나의 스레드에 줄줄이 연달아 글을 남길 수 있는 UI. 그런데, 트위터에는 익명 기반,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성 활동이 많아왔는데, 스레드가 이런 사용성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인스타그램 계정 연동은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많은 유저들을 스레드로 끌어들였지만, 인스타그램 유저들의 공개적인 네트워크도 함께 끌고 들어왔다. 어떻게 보면 외형과 기능은 달라졌지만 사용성 측면에서 아직은 관심 있는 팔로잉 유저의 소식을 살펴본다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 (WSJ)에서는, 센서타워 (모바일 데이터 분석 서비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레드 DAU가 2주 만에 70%가량 감소했다는 보도를 했다고 한다.


아무튼 그래도 열심히 써보고 싶어서, (보는 사람은 없어도) 인스타그램에 이어 스레드 계정을 만들었다:

@ethab_s.h.h@thread.net

앞으로 여기 올리는 글들을 500자 이내로 요약해 올려볼 생각이다: https://www.threads.net/@ethan_s.h.h

https://www.instagram.com/pm_hyun_recor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 https://www.nytimes.com/2023/08/03/technology/twitter-x-tweets-elon-musk.html


* https://www.theverge.com/2023/7/5/23784870/instagram-threads-adam-mosseri-interview-twitter-competitor


* https://www.theverge.com/23814989/elon-musk-banking-x-pay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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