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무릇

월명 공원 산책

by 이숙자

추분이 지나고 이제는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비가 지나간 간 후엔 낮 시간도 선선해 걷기 좋은 날씨다. 어제는 일요일. "오늘은 시원하니 공원 산책이나 갑시다." 웬일인지 남편은 그럴까? 하고서 곧장 답이 돌아온다. 여름내 덥다고 꼼짝 않던 남편도 시원해진 날씨를 몸으로 받아들인다. 아마 지금 공원에 가면 꽃 무릇이 피어 있을 것 같아 기대를 하면서 월명 공원으로 달려갔다.



오랜만에 찾아온 공원은 가을날 선선한 주말이라서 그런지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한 송이 두 송이 꽃무릇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니 반갑다. 꽃 무릇은 어김없이 추석이 돌아올 때쯤 피어 절정을 이룬다. 활짝 핀 꽃은 오래가지 않아 지는 꽃이다. '화무는 십일 홍이요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이 얼마가 적절한 표현인지, 지는 꽃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이 진리다.


산책 길 걷는 발길도 상쾌하다. 공기도 좋고 풀숲에서 들리는 풀벌레 소리가 정겹다. 여름에 울었던 산비둘기 울음은 가을이 왔어도 여전히 그치지 않고 울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가을은 누군가가 그리운 계절이다. 보고 싶은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이 모습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어느 날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계절이다.


꽃의 절정인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려면 부지런을 내야 한다.



걸어가면서 활 찍 핀 꽃 무릇을 보고 꽃무릇 전설을 생각한다.


꽃 무릇의 전설


어느 스님이 세속의 처녀를 사모하다가 숨을 거둔 후에 무덤가에 피어났다는 꽃 무릇의 전설. 이 스님은 백일 동안 탑 돌이를 하던 처녀에게 마음을 빼앗겼지만, 세속의 여인을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고백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처녀가 절을 떠난 후에 스님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합니다. 그다음 해인 여름에 스님의 무덤가에 잎도 없이 핀 연분홍 꽃을 보고, 이루지 못한 사랑의 꽃이라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을 불렀다고 합니다. 그 상사화가 꽃무릇이다. < 인터넷에서 >


잎과 꽃이 못 만나는 애달픈 사연 그래서 꽃 무릇 꽃을 보면 더 가슴이 아리고 못다 한 사랑에 눈물짓기도 하나 보다. 오랜만에 월명 공원 산책을 하고 꽃 무릇 을 보면서 생각한다. 인간에게 가장 숭고한 존재는 사랑이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 사랑에 울고 사랑에 웃고 목숨까지도 거는 사랑, 사랑, 사랑하다 생을 마

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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