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의 밤

군산 문인의 밤에서 좋아하는 시인님의 시 본상 수상

by 이숙자

12월은 마무리할 일이 많다. 어젯밤 '문인의 밤'이란 행사에 참석했다. 다름 아닌 시 낭송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시인님이 상을 타신다고 한다. 축하해 주어야 하는 자리다. 꽃다발 대신 누구나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조금 준비했다. 나는 누구에게 부담이 될 정도로 선물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싫어한다. 마음의 짐이 되지 않을 정도면 된다. 그냥 가볍게 정을 남기는 일, 그래야 서로가 짐이 안된다.


어쩌다 시 낭송을 하고 글과 연관된 사람들을 가끔 만나다 보니 이제는 낯익은 분들과 가끔 대면하게 된다. 지역이 좁다 보니 오래된 인연도 만나게 되고 때론 쑥스럽다. " 여기 어쩐 일이세요.?"라고 물으면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아직 문인이라는 말도, 작가라는 말도 어쩐지 나에게 맞지 않은 이름 같은 느낌이다.


나는 어느 곳을 가든 낮 익은 사람이 좋다. 시 낭송 선생님 몇 분이 와서 계셔 자리가 불편하지 않았다.


식전 행사로 통기타 가수가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들으면 언제나 사람의 감성은 말랑말랑 해 진다. 이런 행사장에 와서 앉아 있으니 정말 한 해가 가는구나 싶은 느낌이다. 문인의 밤 행사는 4부로 나누어 진행하는데 내빈소개와 축사가 끝나고 상을 주는 시간이었다. 소설 부분 대상은 울산에서 오신 작가님이 상을 받았다.


본상 수상은 평소에 가까운 시인이신 전재복 시인님이 시부분 상을 받았다. 내가 받는 만큼 마음이 울렁거렸다.


워낙 열심히 살고 계시고 글도 열심히 쓰시고, 또 지역에서 글쓰기 수업도 하시고, 손녀딸 보육에 살림까지, 어찌 그 많은 일을 해 내 시는지 정말 존경스럽다. 나는 본래 존경한다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어느 때는 내가 겸손하지 않아서 그런 말을 쓰지 않을까? 하고 혼자 물어보지만 쉽게 소중한 말을 쓴다는 것이 여러 생각을 하게 하기 때문이다. 꼭 써야 할 때 하도록. 그게 이유다.


시인님이 쓰신 시를 낭송하는데 어찌나 몰입을 하고 듣고 있었던지 나중에 "어머 사진도 안 찍고 뭐 하는 거야?" 그 말을 하고 옆에 계신 리원 선생님과 같이 웃고 말았다. 하여튼 상이란 그 사람의 능력과 살아온 내력이 담겨 있어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흐뭇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아직 군산이란 문인 회원도 아닌 내가 문인 여러분의 족적과 활동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상념에 잠긴다. 지인 몇 분은 문인 협회에 가입하라 말씀하시지만 과연 내가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아직 글쓰기는 초보지만 내가 좀 더 성숙할 수 있는 동기가 될지 생각을 해 보려 한다.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경험치만큼 만 생각한다고 하니 좀 더 넓은 곳을 바라보야할지 고민해보아야 할 것 같다.


행사가 끝난 후 모두 함께 저녁 만찬을 하고 덕담을 나누고 분위기는 훈훈하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몸이 고달프기도 하지만 마음이 더 고달픈 때가 많다. 마음을 받아 주는 곳이 있는 곳이 우리의 위안처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시를 낭송하는 감성을 나누는 이웃들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좋은 사람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나는 그 사람의 마음을 받아 주고 싶다. 내 발길이 옮겨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나이란 아무 곳에나 가는 일이 망설여진다. 나는 내 마음 뜨락에 누구라도 쉬어 갈 수 있는 빈 의자 하나를 마련해 놓고 말없이 지켜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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