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보름 작가 북토크

한길 문고에서 황보름 작가와 배지영작가의 북토크

by 이숙자

글 수업했던 작가님에게 문자가 왔다.


"오늘 한길 문고에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책을 출간한 황보름 작가와 함께 북토크를 합니다."

라는 알림이다. 브런치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글이라서 더욱 호기심이 동하였다. 카톡에 참석한다는 댓글은 달지 않고 나의 스승 배 작가님을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었다.


글쓰기 수업 때는 그렇게도 많이 드나들었던 한길문고였고 작가 강의도 많이 들었는데, 한 동안 학교도서관 사서 하는 일과 시 낭송에 매달려 한길 문고를 잊고 살은 듯해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문학 강의는 글을 쓰거나 좋아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 작가 강의를 할 때마다 신경 쓰는 부분이다.


지금 사람들은 좋고 싫고의 감정이 정확해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곳에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다. 누구 눈치를 보지 않고 사는 당당한 모습이 현명하지만 때론 정이 없다.


낮에 일이 많을 때는 밤이 오면 정말 외출하기가 싫어진다. 젊어서와 달리 나이 듦이란 어둠이 두렵다. 밤이 찾아오면 왠지 절대 밖으로 나가기 싫다. 젊어서와 다른 점이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설거지 후 가방을 들고나가면서 "한길 문고 다녀올게요." 밤이 오면 내가 나가는 걸 싫어하는 남편은 "어딜 가는데"? 하면서 못 마땅한 표현을 한다. 혹여 넘어지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해서다. 사람이 없는 집에 혼자 있는 것은 누구나 싫다. 서로 말은 하지 안지만 한 공간에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는 묘한 안정감을 준다.


오랜만에 찾아온 한길 문고 가족들은 모두 반가워한다. 사장님부터 점장님, 직원들 까지 거의 다 알고 있어 반겨주는 사람이 많아 좋다. 우선 눈에 보이는 수 만 권의 책들, 그 책 냄새가 좋다. 나는 책 속에 있으면 몇 날 며칠이고 책을 읽으며 보낼 것 같다. 젊어서 그렇게 소망하던 책을 지금은 마음껏 볼 수 있어 이런 횡제가 어디 있을까 싶다.


말없이 나타난 나를 보고 배 작가님은 엄청 반가워 우리는 껴안으며 이산가족처럼 기뻐한다.


내가 글쓰기를 배우고 글을 쓰지 않았다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생각할수록 잘 한 선택이다.


황보름 작가의 책

황보름 작가, 글을 읽을 때 궁금했는데 이렇게 만날 수도 있구나 싶어 반가웠다. 작가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7년을 방에 갇혀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고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한다. 이름 있는 작가는 하루아침에 그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살아왔던 이야기, 글을 쓰고 독립을 해서 생활하는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낸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책은 20개 나라에 판권을 수출한다고 한다. 이번 새로 출간한 '단순한 생활자' 책을 사서 사인을 받았다. 나는 이제 책을 사지 말자 다짐을 하지만 작가 강의를 듣는 날은 사고 싶은 유혹을 떨쳐 내지 못하고 책을 사고 만다.


<아사히 신문>의 아나다 키요히데 서울 지국장님은 오셔 황보름 작가와 배지영 작가의 북토크를 촬영하고 있다. 글을 쓰고 유명해지고 베스트셀러 책이 나오고 멋져 보인다. 유명한 작가가 된다는 것은 자신 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일 것이다.


'단순 생활자' 책을 한 권 사고 사인을 받고 터벅터벅 밤길을 걸어 집으로 온다. 나도 언젠가는 내 글을 읽으며 흡족할 날이 오려나. 혼자서 중얼거리며 걷고 있다. 모든 것은 세월의 덮개가 있어야 하지, 날개도 없이 하늘을 날으려는 생각부터 하는 건 욕심일 것이다. 나는 그냥 글 쓰는 순간이 즐겁다. 글을 쓴다는 것은 글감을 찾기 위한 생각이 많아지고 나의 사색은 바다를 유영하는 한 마리 고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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