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by 이숙자
아파트에 내린 설경

겨울 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눈 오는 날, 문정희 시를 낭송해 본다.



눈 오는 날이면


밤새 눈이 소복이 쌓였습니다.

첫눈이 아닌 두 번째 눈입니다.

오는 날은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그리움이 내 안에 차 오릅니다.


오래된 그리움하나 숨어 있어

그날의 흔적을 찾아내어

어디에 계셨는지 모르는 그님을

내리는 눈발 속에 가만히 불러 봅니다.


마음 안에 곱게 묻어둔 추억 하나 가

밖에서 자꾸 나를 부르는 것만 같아

길을 나서지만 당신은 하얀 눈 속에 가려져

보이지질 않고

하얀 눈을 맞으며 걷고 또 걸어가지만

내가 그리는 당신은 허상일 뿐

어디에도 닿을 수 없어

하염없이 눈 내리는 길을 걸어갑니다.


눈길을 걸으며 애타게 불러 보는 그 님은

찾을 길이 없습니다. 아무리 불러도

님의 그림자는 볼 수 없고 하얀 눈 위에

내 발자국만 서성 거릴 뿐입니다.


눈 오는 날, 낙서하듯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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