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군산에는 폭설주의보가 내렸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눈은 계속 내리고 있다. 여기저기 눈으로 인해 교통이 마비될 정도다. 섬에서 섬 간의 배들도 운행하지 않는다는 뉴스다. 군산에서 제주 간 하루 2회 갈 수 있는 비행기 운항도 하지 않는다. 예상 적설량이 30cm가 넘는다고 한다. 초등학교도 임시 휴교다.
집안에 있는 사람이지만 무슨 뉴스가 올라오나 티브이를 열심히 보고 있는 남편이 서재에 있는 나에게 중개를 해 준다. 젊은 사람도 물론 조심을 해야 하지만 우리 같은 노인세대는 더욱 조심을 해야 한다. 넘어져 골절이 생기면 치명적이다. 내 몸은 항상 조심하며 내가 지켜야 한다.
폭설이 내린 시골집이 눈에 묻혔다
전원주택에 사는 지인이 보내 준 사진, 눈 속에 묻힌 차와 집
카톡으로 안내 문자가 계속 오고 있다. "많은 눈과 강추위가 계속되어 있습니다. 도로 결빙으로 인한 차량 미끄럼 사고가 우려되니 감속운행 안전운전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국토 교통부, 어제도 오늘도 계속 문자가 온다.
월명 공원 설경 월명공원 설경이 너무 아름답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언제나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관찰을 해야 하는 일이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삶을 좀 더 밀도 있게 살아가는 일일 것이다. 자연을 바라보고 대하는 일도 무관하지 않다. 눈이 내려온 천지가 하얀 설경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아름다운 감성은 시라는 또 하나의 세계로 나를 데려다준다.
반면에 눈이 오면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와 못지않게 생활에 불편한 일은 생긴다. 병원에 다녀와야 하는데 멈춰야 하고 다른 볼일도 잠시 멈추어야 한다. 눈이 오는 날 나는 하루 종일 눈 오는 창가에 서서 많은 생각으로 서성거린다.
눈 내린 설경을 바라보며 어찌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신은 우리에게 선물해 줄까? 더러운 것은 없어지고 새 하얀 눈처럼 사람도 마음도 세상살이도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이 사바 세상에 새하얀 눈이 내리면 인간의 욕망도 뼈아픈 고통도 다 설원인데 우리 삶은 왜 그리 소란스러운지 세속의 영화가 그리 좋다고 거짓말이 난무하는지, 아직은 살아야 할 날이 많이 남아서 그럴까, 눈 오는 날 설원을 바라보면서 많은 상념에 잠긴다.
아! 오늘은 온통 눈과 함께하는 글쓰기, 눈의 노래와 시를 낭송하면서 하루 호사를 누려 보련다. 내 삶의 지점은 어느 만큼 남아 있을까 싶지만 오늘만 생각하고 살련다.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삶은 내가 만들어 가는 나만의 기록이고 창작 스토리라는 생각으로 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