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기 어렵다

요양 보호사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단상

by 이숙자

요양 보호사 자격증을 따는 일을 만만하게 여겼던 나는 매번 마주 하는 일마다 놀라곤 한다. 사람 사는 일이 쉬운 일은 없다 지만 많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성실하게 묵묵히 어려운 일을 해 내기에 세상은 질서 있게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의 삶은 순환 고리처럼 돌고 돌면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월요일, 요양원 실습이 끝나고 재가 실습을 나갔다. 재가 실습은 몸이 불편해서 혼자서 생활하기 힘든 어르신들을 가정에서 요양 보호사의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네 명씩 한조가 되어 복지 센터에서 안내해 주는 곳으로 실습을 나갔다. 이번 일을 하면서 오늘은 또 무슨 일과 마주 할까 궁금하면서도 때때로 긴장된다.


사람은 매일 살아가면서 예기치 못한 일이 우리 삶 속으로 훅 치고 들어올 때면 당황하고 놀란다.


우리가 찾아간 집은 허름한 옛날 단독 주택이다. 허리를 쓰지 못해 걸음 걷기가 불편한 여성 분이 계셨다. 요양 보호사 님도 와서 청소를 하고 계시고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누워 계시던 어르신은 우리를 보고 겨우 일어나셔 식탁에 놓인 커피를 타서 먹으라 권 하신다. 옛 어른 들은 집에 오는 손님들은 물 한 모금이라도 대접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어르신이 사용한 미싱과 만들어 주신 폰 주머니

늘 혼자 외롭게 침대에 누워 계시는 어르신들은 사람을 보면 반가우신가 보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이야기보따리를 안고 산다. 누군가에게 살아온 말하기를 좋아하신다. 조그마한 거실에는 심심할 때 보는 티브이와 오래된 미싱과 바느질 실이 많이 놓여있다. 어르신은 예전에 수선 일을 하셨다 한다. 우리가 놀라니 미싱 위로 올라가 앉으셔 작은 휴대론 주머니 두 개를 금방 만들어 주신다. 주머니와 따뜻한 마음을 선물 받고 나왔다. 세상에는 의회로 따뜻한 사람이 많다. 어르신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오후에 갔던 집도 어르신의 이야기만 듣고 나왔다. 예전에 사주를 보셨다는 어르신은 어찌나 말을 잘하시던지 마치 살아온 인생 경험 강의를 듣고 나오는 느낌이었다. 나이 들면 몸이 아파 혼자서 지내는 어르신들이 많다. 얼마나 힘겹고 불편할까, 가족과 함께 산다면 어떨까, 아니다. 불편할 것이다. 외롭지만 혼자 사는 것이 훨씬 마음 편 할 것이다.


다음 날은 주간 보호센터에도 실습을 가야 한다. 쉽게 말해 요즈음 노치원이란 곳이다. 현대는 초고령화 시대가 되다 보니 노치원이란 곳도 있고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곳은 약간 몸이 불편하지만 혼자서도 밥을 먹을 수 있고 화장실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분들이 낮에만 생활하다 저녁까지 먹고 퇴근하는 시스템이다. 생활이야 편리하겠지만 자유롭지 못한 획일 적인 생활이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몸이 완전하지 못한 분들이라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몸이 아픈 어르신들의 모습과 그분들을 도움 주는 기관들을 돌아다니면 또 다른 느낌을 받는다. 그곳에 어른 들은 마치 유치원생처럼 운동도 하고 종이접기도 놀이도 하고 노래 부르는 시간도 있고 낮잠 자는 시간도 있고 집에서는 할 수 없는 공동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지키도록 곁에서 도움을 주는 곳이다.


사람은 모두가 외롭다. 더욱이 몸이 아프면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가 없으니 그 불편함과 고독함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주어진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어쩌면 나는 지금 케어를 받아야 할 나이에 나보다 젊은 사람들이 요양보호사의 케어를 받고 지내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착잡하다.


무엇 때문일까, 어제 주간 보호 센터에서 실습하는 오후 시간이었다. 어르신들 노래하는 시간이라서 티브이 화면 가득 노래 가사와 음표가 있는 걸 보면서 박자도 맞지 않은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 모습이 나는 왜 그리 쓸쓸해 보일까,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그저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된 것만 같아 나도 몰래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흐른다.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는 한가닥 실오라기 같은 아픔이 지나간다.


삶이란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기 어렵다. 어느 날은 햇살 가득 마음 안에 기쁨이 차 오르는가 하면 어느 날은 안개와 같은 것이 우리의 생명이 아닐까 하고 정의해 보기도 한다. 얼마를 살아야 인간의 욕구는 채워 질까, 가끔 마음을 어둡게 하는 그 무엇이 내 마음 안에 자리할 때가 있다. 숫한 나날들 무심코 살아온 날이 많았다면 생은 마감하는 날이 가까워 옴을 느끼는 순간 알 수 없는 허무가 마음을 할퀴고 지나간다.


아픈 몸을 이끌고 더 살아 보려 보행기를 의지 한 체 걷기는 하는 모습도, 그 공간 안에서 움직이는 모습들이 다 헛되고 헛된 마음으로 나를 울적하게 한다. 사람은 최선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나를 다독이지만 오늘은 이상한 일이다. 나도 모르겠다. 내가 왜 이럴까.


내 마음은 봄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 시선이 머문다. 나는 왜 살고 있는가? 낙엽 지는 쓸쓸한 가을도 아닌데 내 감정은 롤러스케이트틀 타고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한다. 삶이란 혹자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생활이 아닌 의미를 채우지 않으면 빈 껍질 같은 것이 우리네 삶이라고 말한다. 나는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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