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숙자 Dec 18. 2020

브런치 글 100 이란 숫자

브런치 시작 1년


지난해 2월 한길문고 에서  글쓰기  수업을 시작하고  8월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그러나 어이없게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3번을 떨어지고야  " 브런치 작가가 되신 걸 축하합니다."라는 메일이 왔다.  처음에는 의기소침하여 까짓것 안 하고 말까, 하지만 옛말에  '길을 가다가 멈추면  아니 간만 못하다' 라는  말이 있다. 그  생각에 멈추지 않고 도전한 결과였다.


브런치 에서  메일을 받고서야  마음이 홀가분하고 숙제를 해낸 듯 마음이 가벼웠다. 작가란 말이 생소하기만 했다. 글을 쓰고 가끔씩 댓글에 작가님이란 말이 묘한 기분을 안겨 주었다.  브런치 플랫폼은 거의 젊은 세대들이 많다. 나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은 드물 거란 생각이다. 혹여 나이 든 내가 쓴 글이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신경이 쓰이곤 했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이를 말하지 않으면 내 나이를 모른다.  어떤 날 알게 되면 놀라기도 한다.


슨 일이든  두렵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는 담담히 살아가는 나의 일상의 글들을 써내려 가고 있다. 매거진 챕터는 4개 부분으로 나누었다.


매거진 챕터

1.  70대의 일상 이야기

2.  마스터 차 이야기

3. 딸들과 여행

4. 이 책을 쓰신 분이 작가님 이신가요?


 처음엔 글감이 떠오르질 않아 무슨 말을 써야 할까 망설여지는 날이 많았다.  책을 읽고 작가 강연을 들으며 조금씩 더듬더듬 쓴 글이 어제로 100개가 되었다. 100이란  숫자는 작은 숫자는 아니다.  브런치 화면 숫자를  보고 남다른 감회가 밀려웠다. 많은 날 컴퓨터 앞에 앉아 생각을 가다듬고 글을 써 내려간 시간들,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글을 쓰는 일이 돈이 되는 일도 아니다. 얼마나 많은 말들을 글로 쏟아 냈을까, 어떻게 내 속에 그 많은 이야기들을 숨기고 살았을까 의아해진다. 나는 평소에 사람들 속에서 말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고 듣는 편이다. 그래서 가슴에 묻어둔 말들이 많았나 보다.


에세이 수업을 받으면서 작가님은 글을 올려야 하는 앱을 몇 개 알려주었다. 블로그는 기본이고 다음은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고 글을 쓰면서 글 쓰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정보를 주었다. 작가는 나의  글쓰기 등대 역할을 해 준 사람이다.


내 브런치 플랫폼

처음에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낯선 공간에 홀로 있는 듯 외로웠지만 차츰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 주고  댓글을 달아주고 공유해 주면서 서서히 글 쓰는 재미와 용기가 생겼다. 사람은 때론 약한 속성이 있기에 누군가의 응원을 받으면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되고  단단해진다.  


자녀들도 "우리 엄마가 젊은 사람들과 브런치도 하고 글을 을 쓰네요" 하면서 용기를 준다. 나는 그 말이 싫지는 않고 우쭐해진다. 내가 살아가는 방법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모두가 각자의 인생이니까.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있을 때 헛헛하지 않고 사는 게 즐겁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이제는 가까운 이웃 작가님들도 만났다. 그들의 삶을 바라보며 기쁘고 짠하고 그 사연들이 내 젊은 날 닮은꼴일 때도 있어 옛날이 소환고 마음이 먹먹해진다. 그들의 진한 삶의 향기를 나는 공유한다.


 그들의 마음이 되어 보기도 하면서  기쁘고 애틋하고, 참 어이없게도 엄마맘도 되어 보고 누나 맘도 되어보고,  어쩌면 브런치라는 공간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누구라도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같이 공유하는 따뜻함과 품격과 예의 바른 공간이다. 그래서 나는 이 공간이 좋다. 나에겐 찐 팬도 생기게 되고 삶이 유연하다.

 


브런치 작가님들은 아무리 많은 댓글이라도 꼭 답을 달아주는 예의도 갖춘 사람들이 모인 공간, 참 모두가 대단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삶이란 결국 혼자 하는 여행이다. 곁에 누구가 있지만 삶의 가치가 다르고 좋아하는 방향이 다르니 혼자 놀아야 하는 것이다. 나는 브런치를 하면서 내가 글을 쓰고 내 가슴에 담긴 이야기들을 숨김없이 풀어내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 보고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에 감동하면서 창조적인 삶과 날마다 변화하는 새로운 세상의 정보도 알게 되는 것도 신세계를 보는 듯  매력 있고 기쁘다.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멋지게 자기 삶을  살아 내고  있는지 글을 보며 참 경이롭다. 브런치 모든 작가님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더욱이 내 글을 쓰고 올릴 때마다 공유와 댓글로 응원해 주는 작가님들이 있어 내가 살아가는 기운을 얻는다. 나이 들어오는 외로움을 채울 수 있어 풍요로운 정신세계를 향유할 수 있어 더없이 감사하고 고맙다.


브런치는 다양한 사람들 삶의 향기가 있는 곳이다. 내가 모르는 세상을 엿볼 수 있어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내 여력이 있는 순간까지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쓸 것이다. 브런치는 내  친구 같고 내 놀이터이다. 내 글을 공유해 주고 댓글까지 달아주는 작가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할머니 나 한글 쓸 줄 알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