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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Jul 04. 2024

 7월, 해바라기 축제

" 형 월요일 시간 있는 지요? "

전주에 사는 시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왜? 무슨 일 있나? 궁금한 남편은 전화를 했다.


다름 아닌 남편과 나 시동생부부와 바람 쏘이고 한적한 곳에 가서 좀 쉬었다 오자는 제안을 한다. 갑자기 큰형 떠나보내고 허전하고 아픈 마음을 진정하고 남은 형에 대한 애틋한 마음 때문이 아닐까 짐작을 해 보았다. 진즉에 큰 형 살아계실 때 같이 여행 한 번이라도 더 못하고 떠나보낸 것이 아쉽고 아프다고 말했다.


남편 형제는 유난히 우애가 좋다. 나이 들어가면서 더 애틋하고 소중한 마음에 몇 년 전에는 삼 형제 부부끼리 국내 여행을 다녔다. 그러나 나이 들어가면서 몸이 아프고 코로나가 오면서 우리의 여행을 멈추었다. 몸이 아파 요양원에 누워 계시는 형수님이 건강을 회복하시면 우리 다시 여행 다니자고 위로를 하곤 했었다.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형수님이 세상과 이별을 했으니 마음이 많이 아파했다.


그 후에도 시숙님이랑 여행을 가려했지만 형수 가신지 오래 되질 않아 시동생은 어디 여행 가자는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중 갑자기 큰형마저 돌아가시고 나니 함께 여행 한번 더 해 보지 못하고 가신 게 너무 아쉽다고 말을 했다. 사람 일이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더욱이 나이 들어 귀찮다고 생각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바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았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남편도 웬일인지 쉽게 대답을 한다. 지금부터라도 생각나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로 실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음은 없다. 자고 나면 생명은 우리 몸에서 우수수 빠져나간다.


여행 가자는 말을 듣고 마음은 금방 설렌다. 세상은 떠난 사람은 가고 살아있는 사람은 또 그들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여행은 언제나 떠나기 전부터 여행의 시작이다. 월요일, 장맛비가 온다고 해서 살짝 걱정을 했는데 구름만 낮게 깔리고 날씨는 말짱했다. 우리 부부는 군산에서 버스로 출발해서 전주 시외 터미널에서 시동생 부부를 만나 함안을 향해 달려간다.


차도 새로 산 좋은 차라서 승차감도 좋고 편안하다. 그래서 사람들을 좋은 차를 타는 걸까.


삶이란 살아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나이 들어 절약만 하고 즐기지도 못하고 재산을 남겨 자식에게 남겨주면 자칫 형제의 난을 볼 수 있다. 돈이란 잘 사용해야 돈이 빛이 난다. 그러나 나이 든 분들은 돈을 함부로 쓰지를 못한다. 그렇게 남겨 주는 돈을 자식들은 얼마나 부모한테 고마워할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  그렇게 까지 살아야 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다. 적당히,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알맞은 중용의 삶을 지키는 것이 더 현명하다.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달리는 주변에는 온통 녹음이 욱어진 산들이다. 우리나라 산들, 나무 숲들은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젊어는 많이도 다녔던 길들 진안 장수 장계를 거쳐 함안 해바라기 축제를 보고서 거제에서 일박을 한다는 시 동생 설명이다. 우리 부부는 그저 같이 따라만 다니면 된다고 한다. 행선지 숙박 할 곳 등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은데 수고로움도 없이 우리는 마음만 함께 하면 된다. 마치 잔치상에 수저만 올려놓고 먹은 느낌이다. 시 동생 부부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시숙님 가시고 줄곳 집에만 있어 조금을 답답했다. 더운 여름이라서 그렇고 다리가 아파 걷기 불편해서도 그랬다. 조용히 며칠을 보냈다. 여행을 하면서 집 밖을 나와 사람들 속에 들어왔다.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군가와는 연결을 하면서 살아야 살아 있음을 느낀다. 승차감이 좋은 이유는 차도 좋아야 하지만 운전하는 사람의 기술이기도 하다. 온 세상이 녹음으로 우거진 도로를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것만으로도 휠링이 되고 상쾌하다.


막내 동서와 뒷자리에 앉아 지난 이야기들, 몰랐던 집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시간이 지루 할 틈이 없다.


전주에서 출발해서 무려 몇 시간을 차를 타고 왔는지,  강주 해바라기 마을 축제장에 도착을 했다. 햇살은 따갑고 날씨가 너무 덥다. 그런데도 축제장은 사람과 차로 넘쳐난다. 해바라기는 키가 큰 해바라기가 아닌 키가 작은 해바라기다. 지금 막 피어난 해바라기꽃이 천지다. 동네에 접하고 있는 해바라기 축제장은 동네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 마을 안 밭에 심어 놓아 마치 마을 축제 같다. 축제장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와 기념품들도 사람들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나는 걷기 힘들어 바람이 통하는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 구경을 하고 있다.


함안 강주 마을 해바라기 축제장                                     날씨는 더운데 사람과 차들이 많다.



해바라기 축제라는 말에 어울리게 온통 해바라기다. 해를 따라 고개를 돌린다고 해서 해바라기라는 이름을 렀다 한다. 한 여름에 만개한다는 해바라기 꽃을 이렇게 많이 본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보는 풍경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 듯하다. 지방 자치제가 되고 나서 각 지방마다 경쟁력 을 갖추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우리는 해바라기를 싫건 보고서 다음 행선지 거제로 출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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