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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서 하룻밤

여행 첫날 거제 한화 리조트에서

by 이숙자

거제라는 도시는 처음 와 보는 곳이다. 거제에 도착한 시간은 7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여름날은 길다. 아직 어둠발이 들기 전이다. 한반도 동남부, 경상남도에 속한 섬, 거제시의 본섬이며 사실상 거제시 그 자체며 거제시는 한국의 섬 도시들 중에서 유일하게 자치시라 한다. 오래된 포로수용소가 있던 아픔은 간직한 섬이기도 하다. 거제 하면 배를 만드는 조선소가 먼저 생각 나는 곳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쌓여 있는 곳 거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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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 온 이유는 새로 지은 한화 리조트에서 잠시 쉬려는 의도가 있다. 시설이 아주 깨끗하고 넓은 바다가 숙소 앞에서 보이는 전망 좋은 방이다. 베란다에 서서 바닷바람을 맞고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지는 해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노년의 삶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석양, 뜨는 해만 아름 다운 건 아니다. 지는 해도 아름답다.


낯선 곳에 오면 늘 설렘이 있다.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운 언어로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이다.


시내와는 떨어진 바닷가라서 모든 것을 이곳 숙소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 식당으로 내려가니 어느 회사 연수를 왔는지 젊은 사람들이 많아 활기가 넘친다. 조용하리라 생각했지만 의도치 않은 손님들이 많아 번잡하다.

거의 젊을 사람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 온 듯하다. 참 보기가 좋다. 식사도 아주 깔끔하고 생각보다는 가성비가 좋아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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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바닷가 산책을 하고 나는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면은 언제나 가슴에 담아 있던 슬픔 같은 걸 다 토해 내고 싶다. 아무에게도 말 못 하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다 들어주며 괜찮다고 다독여 줄 것 만 같은 바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이 복잡하면 바다를 보러 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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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샤워를 하고 일찍 잠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세차게 내리며 창문을 두드린다. 창밖은 물안개가 피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물안개는 마치 구름을 풀어놓은 듯 환상적이다. 어쩌면 자연은 알 수 없는 일들을 우리 앞에 보여 주는지, 인간이 대단한 존재라고 믿고 있지만 때론 한 없이 나약하다.


여행의 목적은 다양하다. 몸이 힘들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성찰하며 자기 삶을 뒤돌아 보며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에 대한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고 또한 가슴에 묻어 두었던 아픔을 털어내며 새로운 출발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날마다 자고 나면 내 삶의 생명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듯한 날들이다.


여행 경비도 시동생네가 다 지출한다고 절대로 돈을 못 쓰게 한다. 그래도 몰래몰래 식사 값은 두세 번 냈지만 감사하고 미안하고, 세상에 형을 위해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묻고 싶다. 어제 하루도 잘 지냈다. 하고서 감사의 마음을 가슴에 묻는다. 또 다음 날도 잘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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