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친구가 집에 방문을 했습니다
말이 없이 눈빛만 보아도 진심이 통하는 사람, 그런 시림이 곁에 있다는 건, 축복이다. 삶이란 거창한 것이 아닌 서로 기댈 수 있는 작은 언덕이 되어 주는 것. 어떤 일이 있어도 내게 응원을 보내 주는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 있다. 혼자 생각이 아니라는 믿음과 함께.
그분은 가까운 곳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같이 만나 둘이 밥 먹는 일도 없으며 이유 없이 전화는 더욱이 하지 않는다. 공적인 일 외에는 잘 살겠지 하고서 불편을 주지 않으려 한다.
두 사람은 상대에 대한 응원은 한결같다
사람 관계는 구속이 아닌 적당한 거리에서 자유롭게 사는 일, 서로의 존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글과 연관된 일은 스승 작가님에게 근황을 알린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다. 스승에 대한 존중과 배려다. 세상 살면서 사람관계는 끈과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 끈이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은 한다.
작가님은 언제나 밝은 목소리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내주는 분이다. 늦은 나이에 글쓰기를 배우고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어쩌면 그 배려 덕분에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 사람은 단순한 사고를 가진 면도 있다. 칭찬에는 춤을 추고 있으니. 작가님은 한결 같이 내게 주문을 한다. 글 쓰고 오래 곁에 있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으면서.
이틀 전 작가님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제 친구 ㅇㅇ 작가가 군산에 휴가 왔는데 선생님 댁에서 차 한잔하고 싶다고 하네요.
가도 될까요?"
"그럼요. 환영합니다."
작가님 친구분은 언론사 편집 부장님 이시다. 나와도 인연이 있는 분, 그 말을 듣고 실은 내가 더 반가웠다. 사람이 사람 집을 찾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호감 때문 일 것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시간관리에 철저하다. 내가 시간을 투자할 만한 곳에 시간을 투자하면서 살아간다.
때 마침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누구와 마음 열어 놓고 차 한잔 하기 좋은 날씨다. 나는 처음 우리 집을 찾아오는 분에게 무엇으로 차를 대접하나 염려 끝에 화전을 부치고 집에 있는 녹차를 대접하기에 준비를 한다. 지금은 진달래도 없고 화전을 부칠 재료가 없다. 대추를 씨 빼고 돌돌 말아 썰고 아파트 정원에 쑥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지난번 kbs ' 한국인의 밥상' 촬영팀 방문했을 때 부쳐 주었던 화전 재료가 남아 가능했다. 쑥이 자라는 자리도 알고 있다. 작가님 방문 시간에 맞추어 화전을 부쳤다. 남들은 귀찮은데 왜 그런 일을 하느냐 묻는다.
좋아하는 일은 귀찮은 생각이 없다. 사람 사는 일은 귀찮다고 생각하면 아무 일도 못한다.
쑥과 대추로 만든 화전
손님맞이 찻상
내 집을 찾아 주신 귀한 방문객을 위해 차 한잔을 정성으로 대접한다. 차를 마시며 마음문 열어놓고 사는 이야기에 꽃을 피운다. 두 분 친구분은 우애가 깊다. 휴가를 친구가 있는 도시를 찾다니, 두 분 친구의 우정이란 관계에 대하여 생각을 한다. 무엇이 서로의 안식처가 되었을까.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오늘 나을 찾아오신 방문객 작가님들에게 환대를 하고 싶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