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중에서 차숲의 풍광

한재 이목의 다부

by 이숙자


차 공부를 하면서 책 속에서 가끔씩 마음을 울려주는 사람은 만난다. 그중에서 나는 다부를 쓴 한재 이목 선생을 만나고 가슴이 저려왔다. 선비로서 절개와 기개가 의연하고 당당했다. 특히 차를 사랑하고 우리나라 차 문화의 꽃을 피우도록 다서를 남긴 사람이다.


아깝게도 그의 인생은 28세란 나이로 의연하게 절명가를 남기고 참형을 당하고 말았으니 그의 인생은 가히 가슴 아픈 사연이 아니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한재 이목 선생이 쓴 다부를 공부하면서 그의 이상과 철학에 매료되었다. 다 부은 우리나라 차 문화 고전 중 동다송과 함께 귀한 자료로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 오고 있는 다서이다.


<한재 이목 선생은 3804년( 성종 2. AD 1471년) 경기도 감포군 하성면 가금리에서 태어났다. 8세에 취학했고, 14세부터 성리학자이며 차인인 점필재 김종직 선 생문 하에서 수업하였다. 19세에 초시 갑과 에 합격하여 생원 진사로서 반궁에서 독서하게 되었다. 성종 21년 20세에,


왕이 병환으로 대비가 무녀에 세 밀명 하여 반궁 벽송정에서 기단을 설치하고 푸닥거리를 할 때 선생이 유생들을 인솔하여 기단을 부수고 무녀를 매질하여 밖으로 쫓아냈다. 이 사실을 대비가 알고 왕께 고하자 왕이 성균관에 명하여 그때의 유생들을 조사하라 하니, 모든 유생이 놀라 숨었으나 선생만이 자당 하시니 왕이 듣고 오히려 술을 내렸다. 선생의 곧고 정의로운 기상을 보여준 대목이다.


연산 원년, 선생 25세 에 별시의 문과에 장원급제하였고 , 그 무렵 다부를 저술하였다. 연산 2년 26세에 진용교위로 영안 남도 병마 평사가 되었으며 이듬해 27세에 호당에서 사가독서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연산 4년 7월 무오사화로 정적에 의해 김일손 허문병과 같이 참형을 당하니 선생의 나이 28세였다.


절명가를 지으며 죽음 길을 태연히 떠난 선생의 생애는 27년이었으나 인품이나 사상과 철학 및 정치 관등의 경세에 있어서 어느 한 가지도 선비로서 기욺이 없는 생애였다. 탐관오리와 권력에 부화하는 무리가 적지 않았던 당시 선생만은 한시적 가치에 연연하지 않고 초연하게 살며 주옥같은 글을 남겼다. 그 글 중에 하나가 다부다.> 다부 중에서


다부는 총 여섯 분야로 나누어 있다.


1, 다부 병서 : 저작 동기와 구성 내용의 객관적 서론

2, 다명 : 다명 생산지, 다림 풍광, 오공 육덕,

3, 생산지 : 당시 전적상 명차의 종류

4, 다림 풍광 : 제다이의 자연과 다림의 풍광

5, 오공 육덕 : 차 생활 공덕에 의한 점수적 선비생활

6, 현실과 도예 : 선비 생활의 일상적 수행과 결론


차숲의 풍광


그 만드는 곳은 ( 차나무가 자라는 곳)

산은 높고 험하여, ( 우뚝 솟은 곳)

아스라이 높이 솟았고,

쫑긋쫑긋, (높아)

그늘은 낮게 잇닿아, (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것)

아련히 훅트이고, ( 입을 벌리고)

뚫린 듯 혹 잘려,

저녁이듯 혹 숨고( 저녁처럼 어두워 잘 안 보임)

그위에 보이는 것이 무엇인가,

북두 지척이요.( 뭇별이 가까이 있다)

강 바다 소리치며 구르는 도다 (물이 포효하고 있다)

신령스러운 새 지저귀며 날고 (신령스러운 새는 앉을자리를 선택하고)

기이한 짐승 끌어 잡으며 노닌다.

진귀한 꽃 상서로운 풀,

찬란한 진주 구슬 이러라,

우거져 드리우니,

너덜겅 흘러내려,

사냥개 무리도 멈칫거리는 곳,


두억시니 이매라도 다가선 듯한 곳, ( 산도깨비가 나타난 듯)

이 골짜기에 들개 바람 스산토다, ( 골짜기에 갑자기 일어나는 바람)

북두는 벽옥길 돌아( 작년 맘때 봄이 온다는 뜻)

얼음 풀려 누런 강물이로다.

해 지나는 길 푸른 물에( 해는 새파란 지구를 돌아)

풀은 생각만으로 움트지 않았고,

뿌리에 물 나무 위로 옮기고자 하는데

오직 저 차나무는

백 물에 앞서,

홀로 이른 봄 걸어,

스스로 하늘을 오로지 하는 도다,

자주 것, 초록 것, 푸른 놈, 노랑 것, 올물, 늦물,

짧은 것, 긴 것, 뿌리 맺혀 솟은 줄기,

잎 펼쳐 드리워진 응달에,

황금 싹이여.


쏟아 솟친, 푸른 올 드리움.

어둡고 무성한 숲을 이루니,

아리땁고 어여쁨,

더더욱 가지런한 아우러짐이여.

구름이듯 안개 지어 피어오르니,

참으로 천하에 장관이로다.

휘파람 부는 골에 돌아와,

여린 것 듬뿍 잡아 따고 따서,

지고 또 실어 나르는 도다.


쓰고 보니 길다. 이 공부를 교수님에게 강의를 들을 때, 차를 공부한 행복을 느꼈다. 차나무의 자라나는 환경이 이처럼 신령스럽고 인간 세계의 정신적인 고고한 이상을 함께 노래한 다부는 내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선비의 정신세계가 담겨 있는 것이 다부에 실려있다. 가로 안의 글은 교수님에게 강의 들을 때 들은 내용을 써 놓았음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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