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월명공원의 벚꽃

펜화 수업 후 꽃구경 산책하기

by 이숙자

군산에는 벚꽃 명소가 몇 군데 있다. 봄이 오면 멀리 가지는 못하지만 가까이 있는 벚꽃을 보지 못하고 봄을 보낼 수는 없어 봄을 마주 할 때마다 마음이 조급하다. 꽃이 만발하는 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항상 다음은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 일을 미루지 않는다. 내년이 돌아오면 어떤 상황에 놓일지 알 수 없는 나이,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을 하지만 내 나이 80고개 를 넘고서야 하루하루 삶이 소중하고 오늘이 마지막 날처럼 살려고 마음으로 살핀다.


4월에만 볼 수 있는 꽃, 벚꽃은 개화 후 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 조금만 게으름을 피우면 만개한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없어 신경을 써야 한다. 진달래 역시 피어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 자칫 그 시기를 놓치면 진달래 화전을 부치지 못하고 봄을 보내고 말게 된다. 세상 사는 모든 일은 다 때가 있다. 봄꽃 구경하는 일, 계절에만 할 수 있는 음식 그런 일들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며칠만 늦어도 놓치고 마는 것이 계절에 마주하는 것들이다.


어제는 인문학당 책방에서 펜화 수업을 받는 날이다. 진달래도 피어있을 텐데 진달래 따러 갈 시간적인 여력이 없다. 마음 급한 대로 집에 있는 대추를 말아 썰고 아파트 단지에 있는 쑥잎과 민들레 제비꽃을 따다가 화전을 부쳤다. 누가 이런 일을 하라고 등 떠미는 사람도 없건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계절을 보낸다면 얼마나 상심이 클까, 아마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 허전할 것 같다.

대추와 쑥잎으로 부친 화전


차 준비를 하고 화전 부친 것을 들고 펜화 수업하는 책방으로 달려가 문우들과 차 한잔 마시면서 나누는 시간이 즐겁다. 삶이란 함께하는 여정이지 다른 게 아닐 것이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우리는 결국 마음을 주는 서로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혼자서 산다면 얼마나 삭막한 삶일까.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고맙고 행복하다.


수업 끝나고 다음 날 비 온다는 소식이 있어 문우 셋이 월명공원 산책길을 올랐다. 벚꽃이 만발했다. 매년 보는 벚꽃이지만 벚꽃이 만개했을 때 모습은 참으로 황홀지경이다. 겨울 동안 죽어있는 듯한 마른 가지에서 저토록 아를다운 꽃이 피어나는지 참으로 신기하고 아름답다.


군산 월명 공원 벚꽃들

군산 벚꽃 명소중 유난히 벚꽃이 아름다운 곳은 군산 월명공원 수시탑이 있는 곳이다. 봄이 오면 군산으로 벚꽃관광을 오시는 여행객도 많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군산의 친척을 방문하시고 벚꽃 구경과 봄에 먹을 수 있는 신선한 회를 드시고 봄 맞이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오늘은 비가 여름 장맛비처럼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어제 벚꽃 구경을 하지 않았으면 얼마나 섭섭했을까 싶어 아찔한 생각이 든다. 사람이 곁에 마음이 연결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섬과 같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섬과 섬이 모여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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