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직 안 죽었어' 김재완 작가와의 만남
동네 서점에서 김재완 작가 강의를 듣다
올 가을이면, 한길 문고에서 배지영 작가에게 수업을 받은 선생님들을 책을 출간한다. 아직도 주제를 무엇을 잡아야 할지 망설이는 분들에게 참고하라고 단톡 방에 카톡이 왔다. "선생님들 요즈음 서점에 나온 책중 '나 아직 안 죽었다'라는 책을 한번 읽어 보세요. 평범한 일상도 책을 낼 수 있습니다." 라며 조언을 해 주었다.
글을 써서 책을 출간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요즘 글 쓰는 사람이 너무 많다. 나는 김재완 작가의 책 제목을 보고 생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제목만 보아도 뭔가 이야깃거리가 있을 듯 호기심을 자극한다. 나는 한길 문고에 가서 책을 빌려왔다.
김재완 작가는 1974년생이며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 저자이다. 처음에는 역사소설을 2권 출간했지만 설민석이라는 큰 산 때문에 포기하고 본인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써서 책을 내게 되었다. 책은 살아가는 직장과 가족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담히 써서 읽기도 쉽고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다. 남자들이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가족들을 위해 힘든 삶을 살아내는지, 이 땅의 남편 아빠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제 나는 김재완 작가 강연을 듣기 위해 동네 서점에 갔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길만 건너면 서점이 있어 얼마나 좋은지, 예전 내가 글을 쓰지 않고 책도 읽지 않을 때는 그걸 몰랐다. 뒤늦게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작가들 강연을 들으면서 서점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특혜이고 좋은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정말 가장 절친 친구가 하나 옆에 사는 것처럼 마음이 든든하다.
우리는 서점에서 에세이 수업은 끝났지만 배 작가님은 한길문고 상주작가로 일을 한다. 배 작가가 상주작가로 일을 하기 때문에 작가들을 섭외하고 인기 있는 작가들 강연을 들을 수 있어 글쓰기 관계되는 정보를 교류할 수 있어 우리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사람이 누구나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그곳에 마음을 모아 몰입하게 된다.
강연 시작을 하면서 김재완 작가는 오마이 뉴스 4대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오마이 뉴스 작가 3번째 안에 배지영 작가님이 들어간다고 부럽다는 말을 하면서, 김재완 작가는 에세이집 첫 책을 출간하고 처음 강연이라고 말하면서 약간은 수집은 듯 인사를 한다. 작가는 순진 한 소년 같은 미소가 인상적이다. 나이 든 사람 에게도 저런 천진한 모습이 나오는구나. 사람들에게 느끼는 인상과 분위기는 각기 다른다.
먼저 글쓰기가 힘들어 한약을 빨대에 꼽고 먹으면서 글을 쓴다고 말한다. 자기는 어른들이 시키는 데로 살았고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을 했는데 어느 날 회사에 출근을 하고 보니 자기 책상이 없어져 충격을 받았다. 그렇지만 꿋꿋이 견디며 버텨냈다. 한직으로 밀려나 좌천을 시킨 것은, 곧 회사를 그만두라는 의미지만 그만둘 수는 없었다. 가장이란 이름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힘든 일이다.
본인에게 "팀장님, 팀장님" 부르며 아부하던 사람도 어느 사이 달라지고 냉정한 회사 생활이 견디기 어려워 작가는 어느 날은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실컷 울기도 하고, 사람들이 싫어 사람들을 피해 다녔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싫어지며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공황 장애까지 오면서 숨이 안 쉬어지고 죽을 것만 같은 현상이 찾아왔다. 자살하는 사람 입장도 이해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 때 누군가 잡아 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 주는 것은 큰 힘이라는 말을 하면서,
작가는 회사를 그만 둘 생각에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매번 고민을 많이 하며 음식점을 해 볼까 하는 생각에 한국인의 밥상을 하루도 빼지 않고 보았다 한다. 나중에 방송국에서 알고 최불암 배우랑 3분 정도 티브이에도 나왔다고 한다.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곳에 직장을 옮겨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말한다.
작가는 자기가 안정을 하고 글을 쓰는 데는 아내의 위로가 큰 도움이 되어 주었다는 말을 했다.
아내는 어느 날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3일 동안 가자고 제안을 하지만, 작가는 거절을 하다가 아내가 혼자라도 간다는 말에 같이 가게 되었다 한다.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 종주는 힘들었지만 같이 간 사람들의 도움으로 종주를 한 다음 삶의 자신감이 생겨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아내는 작가에게 좋아하는 글쓰기는 해보라고 권유하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내어 글 쓰기 도전을 하게 되었다. 오마이 뉴스에 글도 연재하고 조회수가 몇만이나 되어 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작가는 말한다."그때 명상도 하고 약도 처방받고 여러 노력을 했지만, 무엇보다 글쓰기가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코로 하는 호흡이 말고, 마음이 호흡할 수 있는 구멍이 생겼달까요. 글쓰기 이전에 저는 회사에서 이름 대신 직급으로 불리며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작지만 나만을 위한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상처가 아물더군요."
"좋았던 기억은 추억이 되고, 나빴던 기억은 경험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나온 시간은 좋든 나쁘든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려오다 넘어졌습니다. 그때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힘이 되어 준 것이 과거의 노래와 청춘의 기억이었습니다. 추억은 버티고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 허락된 영양제 같은 것이었습니다. "
책 말미에는 인생의 ‘부캐’를 찾으라 남은 인생을 조금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말이죠.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보는 것, 틀에 박힌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 역시 뜬금없는 아내의 글쓰기 권유에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정말 제가 꿈꾸던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죠. 그렇게 부캐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늦은 때라는 것은 주관적입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바꿀 수 있죠. 지금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뭐라도 시작해 보길 바랍니다.' 하며 강연을 마친다.
세상에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없다. 산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성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서 좌천되고 죽을 만치 힘들고 공황 장애까지 격고 나서야 다른 삶의 길이 열리고 자기만의 부케를 만들고 다시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된 작가는 우리에게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라는 말을 강조했다.
거침없는 달변은 아니지만 솔직하고 진심이 담긴 강연을 듣는 사람에게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강연이었다. 모두가 많이 웃을 수 있는 날이었다. 어렵지 않고 아주 편안한 강연을 들었다.
끝으로 화면에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를 낭독해보라는 말을 했다. 배지영 작가는 나를 지적해서 엉겁결에 나가서 시를 낭독했다. 시를 낭독하는 일이 생기면 언제나 이쁘지 않은 내 목소리가 아쉽다. 아나운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예쁜 목소리도 타고 나는 듯하다.
시바타 도요
외로워질 때는
문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손으로 떠
몇 번이고 얼굴을
적시는 거야
그 온기는
어머니의 따스함
어머니
힘낼게요
대답하며
나는 알어서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