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소한 것에 마음이 간다

주변에서 챙겨주는 사소하고 적은 것에 감동을 한다

by 이숙자

어제저녁 무렵 책상 앞에 앉아 그리고 있던 그림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받으니까 끓어져 다시 눌렀다. 내가 항상 도움을 받고 있는 분 목소리다. " 전화하셨는데 왜, 무슨 일 있어요?" 하고 물으니 아파트 호수를 물어본다. 동 호수를 알려 주었더니 문고리에 블루베리를 걸어 놓았으니 드시라는 말을 한다. 친구 아버지가 정년을 하고 기른 블루벨리를 샀다는 설명과 함께.


블루베리


생각지도 않은 선물에 나는 깜짝 놀라서 " 어째요? 제가 챙겨야 하는데요."라는 말만 할 뿐이다. 대답을 하고 현관문을 열어보니 투명 도시락 같은 곳에 블루벨리가 가지런히 담겨 있다. 나는 금방 꺼내여 씻어 한입 입에 넣으니 달콤한 즙이 입안 가득 터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고 그분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바로 선물 주신 분에게 카톡을 보내니 대답이 친구 아버지가 직장에서 정년을 하시고 기른 블루 벨리를 샀다는 설명과 함께, 눈에 좋다고 하니 드시라는 메시지가 왔다. 나는 그 말에 울컥해진다. 언젠가 나는 예전 망막박리가 되어 위급상황으로 서울 병원 응급실에 가서 수술을 하고 시력을 잃지 않는 사건이 있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그 말을 잊지 않고 생각이 나서 챙긴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람이 선물을 챙긴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함께 오는 것이다. 연민과 진심과 함께 전달되어 정이 쌓이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마음이다. 마음이 없으면 전해지지 않는 허상일 뿐이다. 나는 적은 선물이 지만 마음을 내서 전해 준 그분의 성의가 고마웠다. 아침에도 깨끗이 씻어 접시에 담아 먹으면서도 마음이 훈훈해진다.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존중이란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안다.


세상살이가 갈수록 각박해진다고 해도 역시 사람의 정은 서로 주고받는 마음 가운데 아름다움이 쌓이고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나누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나는 무엇으로 주변 사람에게 마음을 전 할까...


글을 쓰면서 갑자기 안 도현의 시가 생각이 난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비록 지금은 불이 커진 하찮은 연탄재 일 망정 얼마 전까지 온 힘을 다해 불을 피워 온기를 전해 주었기에 재로 남은 것이다. 이처럼 재로 남았지만 연탄재는 숭고한 헌신의 의미를 말한다. 나는 내게 마음을 전해 준 그분을 생각하면서 이 시를 옮겨 본다. 자신의 일보다 상대를 배려하고 대의를 생각하면서 희생을 많이 하는 분,


어느 날 내 삶을 바꾸어 놓은 인연이 바람처럼 내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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