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좋아하지만 평소 일상에서 책을 읽는 독서량이 많지는 않다. 눈을 뜨면 매일 해야 할 일이 나를 기다린다. 생활에서 우선시 되는 일부터 한다. 어쩌면 이유를 만드는 것도 핑계가 아닐까 생각해 보지만, 시간이 나면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히 책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평화롭다.
낮보다 밤에 책을 읽기를 좋아한다. 어젯밤에는 배지영 작가 신간 < 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 란 책을 들고 내 방으로 들어가 책 뒷부분을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지며 눈물 콧물을 훔쳐 가며 책을 읽었다. '삶은 예술'이라는 말이 맞다. 온 힘으로 살다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존재, 그 과정, 삶은 모두가 하나의 예술이다.
시대보다 앞서 살았던 배 작가의 시아버지는 보통 사람이었다. 논과 밭에 가족들의 먹거리인 농사를 짓고, 강에서 고기를 잡고 가끔은 동네 염전에서 일을 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다. 이웃과 주변에도 관심과 애정이 많은 분이었다. 그 연세에는 보기 드물게 요리도 잘하고 가족의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 역할도 시아버님 몫이었다.
배 작가의 시아버님은 글 쓰는 며느리를 위해 군산의 역사를 들려주는 산 증인이었다. 시아버님이 들려준 군산의 역사 이야기를 중심으로 올해 군산이란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항상 며느리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셨던 시아버님. 배 작님은 가끔씩 시아버님을 그리워하면서 그분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면서 그리워했었다.
삶은 어느 날 불현듯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시아버님에게 찾아온 암이란 병은 결국 가족과 이별하게 된다. 살면서 가족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는 엄숙하면서 가슴 따뜻한 감동이다. 책 뒷부분 시아버님의 이야기가 더 감동으로 울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아픈 몸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밭에 씨앗을 뿌려 채소를 심어 놓고 동네 사람들에게 잔치를 베풀어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과 이별을 위한 여러 삶의 궤적은 책을 읽는 내내 울컥하게 한다. 사람이 살면서 본인의 삶을 마감하는 순간은 어떤 심정일까? 누구나 가는 길이지만 죽음이란 엄숙한 일이다.
세상에는 읽어야 할 책도 많다. 나는 이해하기 어려운 책은 피하고 내 삶 속으로 들어오는 에세이 집이나 산문이 읽기 쉽고 내가 선호하는 책이다. 내가 살아온 환경이, 젊어서 부모님 곁에 살지 못한 날들은 책과 가까이하면서 외로움을 견디는 시간이었다. 그때는 책만 있으면 즐겁고 행복했었다.
요즈음 독서는 나와 같이 출간한 문우들 책을 읽는다. 책을 쓴 작가들이 곁에 있기에 더 많이 그분들의 삶을 공감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배 지영 작가님의 책이다. 근래에 와서 다작 작가가 된 배 작가님의 책을 읽는 기쁨이 크다. 그분의 삶을 알기에 감동이 더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배 작가님의 신간 책 제목이 <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 책이다. 처음 책을 만났을 때 책 표지와 제목이 뭉클했다. 배 작가는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본인에 대한 에세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20여 젼 기록 속에 숨어 있는 눈물 버튼의 씩씩한 친정 엄마와 시대보다 앞섰던 시아 버지의 이야기를 담담하고, 솔직하고, 진솔하게 풀어놓은 살아온 이야기에 가슴 뭉클한 감동이다.
배 작가는 20여 년 전 엄마와 자매들이 전남의 불갑사를 간 날이 글을 쓴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엄마의 나이 스물여섯 살, 딸이 셋인 작가의 엄마는 아들 낳게 해 달라고 부처님에게 빌었다. 아들을 낳은 배 작가의 어머니는 환호하며 기쁨이 넘쳐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쁨은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사고로 죽을 뻔한 아들이 살아있는 것 자체가 효도라고 말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은 작가님의 어머니였다.
그때부터 부모님의 삶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한다. 부잣집 도련님으로 생활력이 없는 아버지 대신 어머니가 식당에서, 공사장에서, 육체노동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셨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시 신 작가님 어머니는 누구의 탓도 하지 않으며 영광 법성포 굴비 엮는 기술자가 되어 4남매를 기르고 공부시킨 훌륭한 분이시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배 작가님과 인연이 되고 작가님이 출간한 책을 모두 읽었다. 그러나 이번 에세이 <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라는 책은 전에 읽었던 책과는 결이 달랐다. 작가님의 어린 날 가족 이야기를 솔직하고 진솔하게 지난 삶을 풀어내듯 담담히 글을 썼다. 어려서부터 삶이 힘들어도 씩씩하게 살아왔던 엄마의 에너지가 가족을 행복하게 해 주었다. 정말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슈퍼 우먼이란 말이 맞는 말이다.
< 나이 들어도 자기 힘으로 먹고사는 어르신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젊은 시절처럼 , 자식들 에게 뭔가 해 줄 수 있어서 행복해한다. 쪼그리고 앉아 몇 시간씩 굴비를 엮는 우리 엄마 어깨에는 힘이 들어가 있고,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웃음소리는 호탕하다. 중년이 된 당신의 딸 생일에 20만 원씩 보내며 기뻐한다.> 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 책 p101 언제나 씩씩한 작가님의 엄마,
며느리를 딸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배 작가님의 시아버지는 퍽 따뜻한 분이시다. 가족들을 위해 항상 맛있는 밥을 먹이기 위해 부엌에서 요리를 하시던 시아버님. "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도 고추 떨어질 일은 없어 야."라고 말하며 온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맛있는 밥을 차려주었던 그 어른은 가족들과 친지들까지 사랑으로 나눔을 하고 살다 가신 분이다.
평범하게 온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며 살다 간 그분의 삶이 진한 감동이 온다. 연세가 많았던 배 작가의 시아버님은 분명 시대보다 앞서 가신분이 분명하다.
가족을 먹여 살리는 일을 미루지 않고 혼신의 힘으로 굴비 엮으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작가님의 어머니, 삶의 감동을 주는 이야기, 배 작가는 씩씩한 엄마와 시대보다 앞서가는 시아버님의 사랑이 오늘의 배 자영 작가가 있게 해 주었다.
온 마음으로 응원을 해준 두 사람이 전해 주는 <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라는 말이 더 뭉클해지는 까닭이다. 나는 누구의 응원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본다. 내가 근래에 읽은 책은 단연 배 작가의 <나는 언제나 당신들이 지영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