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을 받았습니다

by 이숙자

브런치에서 인연이 된 샛별 작가님, 그분에게 책 선물을 받았다. 책을 선물한다는 것은 마음을 선물하는 일이라는 말을 들었다. 누구에게 책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사람의 모든 일은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3년 전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처음에 브런치 작가라는 말이 묘하게 마음을 흔들었다. 글쓰기를 하면서 오랜 친구를 만난 느낌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망설이다가 소소한 내 삶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라는 공간에 글을 쓰면서 주변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글을 읽고 수많은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는 그 어느 소설 못지않은 흥미와 재미가 있었다. 글을 쓰는 작가님들은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었다. 브런치라는 공간은 출간 작가들도 많고 여러 분야의 전문인도 많았다.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자신감이 없어 주저했지만, 차츰 용기를 냈다.


꽃이 각기 다른 향기를 가지고 있듯이 사람도 저마다의 향기가 다르다. 글도 사람마다 향기가 다를 것이란 생각을 했다.


나도 용기를 내어 천천히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점차 구독자 수도 늘어나고 이웃 작가님들 응원도 받으며 자신감도 얻었다. 글을 쓰면서 마음 맞는 분들도 생겼다. 나에게는 특별한 인연들이다. 세상 속에서 만난 인연들과는 결이 다른 느낌이다. 그분들이 마음으로 건네주는 말 한마디가 따뜻하고 삶의 용기를 주는 마력과 향기가 있었다.


사실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지만 마음을 나눈다 것은 대면하면서 만나는 관계의 인연과 다른 느낌이었다. 마음으로 전해 지는 진솔함이 느끼게 해 주는 기분 좋은 일이다. 브런치라는 공간은 글을 쓰고 마음을 나누고 삶을 공유하며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어 내게는 오랜 친구를 만난 듯 소중한 삶의 공간이 되었다.


샛별 작가님은 브런치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이다. 작가님은 어느 날 말없이 나를 만나려 군산까지 내려오셨다 그냥 가신 분이다. 전화번호를 알게 된 것은 그 뒤에 알게 되었다. 그 인연의 끈은 군산 말랭이 마을 책방에서 전화번호를 알게 되어 서로 연락을 하게 되었다.


나무 열매 나들이 도감 책

내 어쩌다가 늦은 나이에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좋은 인연을 만나고 응원과 사랑을 받고 사는지 생각할수록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내가 노년의 삶을 외롭지 않게 살고 있는 것도 어쩌면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다른 작가님 들과 소통하면서 사는 이유일 것이다. 대면을 못 할 지라도 글로 그분의 삶을 들여다 보고 마음을 알 수 있어 사람 사는 세상이 따뜻해서 좋다.


책 선물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어찌 내 취향을 잘 알아서 꼭 필요한 책 선물을 해 주셨는지 고맙고 고맙다. 책을 받고 책을 보면서 그분의 마음도 헤아려 본다. 그분은 어떤 인연으로 내게로 와서 나의 마음에 기쁨이 되어 주는지, 인생이란 정말 계획대로 살아지는 건 아니다. 어떤 기쁨도 어떤 슬픔도 어떤 우연이 다른 우연으로 이어질지 아무것도 모르는 체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인연이란, 어느 날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빠져가는 인연들이 있는 가 하면 가슴에 담겨 아릿해 오는 시절 인연도 있다. 내 노년에 만난 소중한 인연은 마음 안에 향기로 담아 두고 싶다.


엊그제 전화기 카톡 소리에 폰을 열어 보니 책에서 본 시라고 샛별 작가님이 보내 주셨다. 그 시을 읽으면서 마음이 울컥해 온다.


" 책상에 앉아 글 쓰고 계신 작가님 모습이 떠오릅니다. 시를 보는 순간 작가님 생각이 났지요. 좋은 사람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 또한 즐거움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 샛별 작가님에게 온 카톡 내용이다. 참 따뜻한 내용이다. 작자 모르는 시라고 했는데 이제 알게 되었다. 조 병화 님의 시라고 아는 브런치 작가님이 알려 주었다.


늘, 혹은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이라도

끓임 없이 생각나고 ,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런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 인가......


작자도 모르는 시라는데 누구의 시인지 궁금하기는 하다.


몇 번을 읽어도 마음이 찡해 오는 시다. 정말 살면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고 마음을 가득 채워 주는 사람, 인생다운 인생을 살 수 있고 마음을 채울 수 있는 따사로운 노을이란 말이 정말 멋진 표현이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인연들에게 저녁노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딸들과 함께한 여름날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