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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Aug 29. 2022

가을밤,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시낭송을 하다

군산 야행 행사와 함께한 시낭송을 하며 추억을 쌓는다

군산 문화 야행 행사의 일환으로 말랭이 마을 '봄날의 산책'에서 시를 낭송했다. 정호승 시인의 시인  수선화에게> 다. 낙엽 떨어지는 가을이 오면 유난히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는 이 시를 좋아한다. 시의 내용 중 , 특히 '사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다.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라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그 말의 의미는 자연을 거스르지 말고 순응하고 살라는 뜻으로 이해를 해 본다.


 군산 문화 야행은 2022년 8월 25일부터 27까지 진행되었다. 지붕 없는 야외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원도심 내 문화재와 문화재 사이를 이어주는 거리 프로그램 등 지역의 예술단체와 시민이 함께하는 50여 개의 전시,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문화재 현장과 온라인 등으로 추진된 행사다. 거리마다 청사초롱이 걸려 있고 일본 식 기와집이 많은 월명동은 마치 타이머신을 타고 예전 시대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준다.


군산 문화재 야행은 근대문화재가 밀집된 군산지역 영화동 월명동을 중심으로 군산의 특색 있는 역사문화재  개방을 2016년부터 야행 행사 때만 개방을 한다. 평소에 재한이 있던 문화재도 야행이 시작하는 행사에는 관람할 수가 있어 가족들과 관광객 들은 여름의 끝자락 밤의 낭만을 즐기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특색 있는 시 낭송 대회



월명동과 접하고 있는 말랭이 마을 봄날의 산책에서는 이번에도 야행 행사의 일환으로 시 낭송 대회가 열렸다.  이번이 2번째인 시 낭송 대회는 처음과는 차별화된 행사였다. 어린이들이 대거 참석을 하여 시를 낭송도 하고 낭독하며 바이올린과 첼로도 켜는 멋진 공연을 보여 주었다. 아직 어린 나이라서 시어도 잘 모르지만 낭랑한 목소리로 시를 읽고 수줍어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보기가 참 좋다. 계속 이렇게 따뜻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자라기를 희망해 본다.


  오늘 시를 접했던 마음을 잊지 않고 따뜻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자라주기를 희망해 본다.


역시 행사장에는 아이들이 있어야 생동감이 있다. '봄날의 책방' 아래 잔디밭에는 노란 우산이 펼쳐져 있고 귀뚜라미 소리는 왜 그렇게 크게 울어 대는지 나는 지금껏 이토록 큰 소리로 우는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마치 시 낭송 배경 음악처럼 들린다. 바람은 어느 결에 선선한 가을바람이다. 정말 시와 바람과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가을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막바지 여름밤의 모기가 오늘처럼 아름다운 시 낭송 시어들을 시샘을 하나보다. 아름다운 시어들에 사람들은 감동하고 마음은 고요해지는데 잔디와 어둠이 내려앉은 의자 밑 모기들이 극성을 부린다. 모기약을 피워 놓았지만 사나운 모기는 약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책방지기 남편은 여기저기 모기 불을 피워 모기를 쫓고 있다. 연기는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마치 옛날 시골집 마당에 모깃불을 피운 후 멍석을 깔아 놓고 가족들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처럼 정겨웠다.


아름다운 시가 있고 사람들의 얫 추억이 소환되는 이 가을밤이 멋지고 근사하다. 모두들 자기 마음속에 자기만의 추억을 하나 둘 묻어 놓는 아름다움 밤이다.


가을이 오는 길목 시 한 편을 낭송하며 추억을 남긴다. 남편과 동생이 함께 해 주고 익산에서 오신 파랑 나비 작가님까지 응원해 주어 내게는 더 빛나는 밤이 되었다. 사람은 역시 어울려 살아햐 한다. 많은 사람의 시가 가슴을 촉촉이 적셔 준다. 시를 낭송하고 지역주민과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멋진 하루를 보내고 추억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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