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레시피

배지영 작가의 남편이 밥해 주는 가족 이야기

by 이숙자

배 지영 작가의 남편의 레시피 책


배지영 작가님의 '남편의 레시피' 새책이 출간되었다.


29살에 결혼해서 지금 까지 무려 26년을 식구들 밥 걱정을 켜 놓고 잠드는 남편, 요리를 못해서 안 하고, 안 하니까 못하는 아내인 배지영 작가의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재미있게 쓴 에세이다.


'남편의 레시피' 책 사인하는 배지영 작가님


그 집의 내력을 알면 놀라운 일이 많다. 결혼하고 시댁을 갔을 때도 시아버님이 밥상을 차려주며 "남자가 부엌을 들어와도 고추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재미있게 말씀을 하시는 시아버님은 시대를 앞서 거슬러 사신 분이었다. 온 가족의 추억에 남는 음식을 해 주고 세상을 뜨신 시아버님을 닮아서 그런지 아님 그 집의 내력인지 배지영 작가의 남편도 결혼해서 지금까지 가족들 밥상을 차리고 있는 분이다.


더 놀라운 일 하나는 배 작가의 장남도 요리하기를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부터 야자 대신 가족들 저녁밥을 해 주기 위해 집으로 돌이 오면서 시장을 보아 가족들 저녁밥을 해주는 사람이었다. 글 잘 쓰는 작가인 엄마는 아들 요리하는 모습을 '소년의 레시피'라는 책을 출간해서 지금 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요리 잘하는 시아버님과 남편 또 거기에 아들까지 그 집 삼대가 여자 대신 남자들이 가족들 밥상을 차리는 가족 내력이 있다. 내가 지금까지 이러한 특별한 집안을 본 적이 없다. 삼대 누구 하나 밥상 차리는 것을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밥상을 차려온 남자들은 빛나 보였다.


밥상을 차리면서 시아버님은 "남자가 처 자식 먹이려고 밥하는 것은 열심히 산다는 증거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시아버님, 정말 연세 드신 분이지만 그분은 신세계를 걷는 분이었다. 며느리가 아기를 낳고 시가에 갔을 때, 가물치가 산후조리에 좋다고 보양식을 해 주시던 시아버님은 가족과 며느리 사랑이 남다른 분이었다.


음식은 못하지만 빨래는 잘하는 재능은 배 작가에게는 있었다. 수건과 행주와 속옷을 삶고 볕에 말리는 가슬가슬한 감촉이 좋아 이불 빨래는 잘했다. 막내아들을 챙기며 책도 읽어 주고 시아버지 이야기가 담긴 '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라는 책도 출간했고 이번에 새로 출간한 남편의 레시피 역시 책으로 냈다. 배 작가에게는 특별한 책일 것이다.


시아버님, 남편, 아들의 책까지, 훗날 막내아들인 강선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단해 본다.


아마 어쩌면 타고난 유전자가 있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가족들이 남다른 재주가 있어 그걸 다 펼쳐 보이는 배 작가의 능력 또한 대단한 일이 아닌지, 배 작가는 자기는 살림을 못하는 멍청이라고 자기 말을 했지만 내가 생각할 때는 사람은 저마다 능력이 따로 있기에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 세상은 남 녀 일이 구분이 되지 않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가해 본다. 자기 능력대로 살면 되는 것이다.


"스물아홉 살부터 콩나물, 두부, 새우, 오징어, 삼겹살, 소고기, 상추, 가지, 호박, 배추, 무 같은 식재료로 집밥을 차려온 남자는 배 작가의 남편이다. "나 힘들었어." 식구 중에 누가 그렇게 말하면 남자는 뭐 먹고 싶냐고부터 물었다. 학교와 일터에서 풀죽고 들어온 처 자식을 북돋우기 위해 식탁에 앉혔다. " 무조건 두 숟가락만 먹어봐. 보고 냄새 맡고, 꼭꼭 씹어 먹는 동안 짜증 나거나 못나게 굴었던 마음이 물렁 물렁 해 진다니까. 그러니 일단 따뜻할 때 먹어" 본문 중에서


사람은 모름지기 잘 먹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이 책은 한 가족의 이야기지만 어떻게 하면 사람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법을 잘 알려주는 책 같다. 밥은 어쩌면 우리에게 생명이다.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집밥을 최선을 다 해서 차리는 배 작가의 남편이 존경스러울 정도다.


행복이란 아주 단순한 곳에서 시작될 수 있다. 부처님 말씀 중에도 이런 말이 있다. "아내와 자식들을 사랑하고 아껴 주는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라고 했다." 가족들이 밖에 나가 힘든 일 있으면 뭐 먹고 싶냐고부터 물어보는 가장, 그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인가? 항상 가족의 밥이 우선이고 가족의 밥상을 차려 맛있는 밥을 먹이기 위한 노력과 정성을 다하는 배 작가님의 시아버님, 남편, 아들 모두는 참 멋지고 따뜻한 분들이다.


작가님 남편이 가족을 위해 사랑으로 차리는 밥상을 보며 마음이 울컥해 온다. 세상이 자꾸 정이 메말라 가고 가족들이 함께 밥상에 앉아 밥 먹기도 쉽지 않은 요즈음이다. 세상이 각박해지는 만큼 가족 간의 사랑과 위로도 줄어들어 사는 것이 팍팍하고 힘이 드는 게 요즈음 현실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고 행복한 삶에 대해 사람들은 많은 이야기를 한다. 물론 돈과 명예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 있고 혹은 남에게 존경을 받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가족과 서로 존중하며 사랑하고 배려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세상에서 완벽한 내편인 남편의 집밥. 어떠한 힘든 일도 이겨내는 힘이 될 것이다.


배 작가님은 남편의 레시피 책을 '아저씨의 평범하고 투박한 밥상 이야기."라고 말하지만, 내가 읽은 남편의 레시피는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다. 행복의 근원과 가족 간의 끈끈한 정과 사랑이 그곳에 있다. 그게 성공한 삶이 아닌지. 그런 연유에서 배 작가님의 '남편의 레시피' 책은 모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배 작가님의 가정에서 행복과 사랑을 엿본다. 정말 잘 살고 있는 한 가족의 표본을 본 것 같아 마음이 기쁘다.






매거진의 이전글박준 시인의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