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이틀만 되면 새해가 된다. 항상 연말이면 한 해 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일 년을 보냈을까? 살아왔던 지난날들을 곰곰이 뒤 돌아보게 된다. 12월은 내가 살아온 날들을 결산을 하는 거라 생각한다. 일 년이란 시간이 긴 것처럼 느껴며 살아가지만 살다 보면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사람들은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들을 하는데 살고 보니 그 말에 공감을 한다.
내가 살아온 일 년이란.
한 달이면 열흘은 시니어에 나가 꽃과 풀그림을 그렸고 또한 브런치에 글 쓰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가끔은 오마이 뉴스에 글을 써서 보내고 내 삶의 흔적들은 남겼다. 글을 쓰고 문우들과 3번째 책 출간을 하기도 했다.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곁에서 응원해 주는 분들의 힘으로 견디며 일 년을 잘 살아냈다. 참 감사하고 보람된 날이었구나, 혼자 생각하면서 나를 다독인다. '올 한 해 수고했어'
남편과 함께 산책하면서 계절을 만난 일도 내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쁜 일이었다. 봄이 오면 새싹들과 꽃을 만나고 가을에는 예쁜 단풍을 만나고 겨울에는 눈을 만났다. 어느 계절 예쁘지 않은 계절이 없었다. 일 년 동안 내가 만난 존재들이 나를 살게 했다. 신은 내일을 약속하지 않는다 한다. 날마다 나는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 삶의 시간이 소중한 걸 절실히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나에게 소중하지 않은 날이란 없다. 매일이 마지막 날처럼 살려 애써 본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꾸준히 도전하며 살고 있다. "내일 비록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말한 스피노자의 말처럼 사는 날 까지는 최선을 다 하고 싶다.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
일 년을 보내면서 가장 잊히지 않는 일은 새로운 인연을 만난 것이다. 시 낭송 공부를 하고 군산예술원 회원이 되면서 만난 인연들이 반갑다. 감성이 같은 사람들이라서 그럴까? 큰 딸 초등학교 일 학년 때 선생님을 시 낭송회에서 만났다.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우리는 이산가족 만난 것처럼 좋아한다. 황혼이 되어가는 노년에 다시 만나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간다는 것은 특별한 관계다.
또 다른 일은 뜨개방 선생님과 '작가의 서재' 란 이름으로 작은 전시회를 열고 그곳에서 만난 인연도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좋아하는 일은 '인생이 다 오는 일이라'는 우화의 강이란 시다. 살다가 보면 우연히 찾아오는 시절인연이 있다.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오는 것이 사람 사는 일이다. 사람은 결국 혼자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서로가 기대어 사는 것이 사람이다.
내가 좋아해서 묵묵히 걸어왔던 나의 취향은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끈이 되어주었다.
서로 마음을 기대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삶이 충만해진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그것처럼 소중한 것이 없다. 삶의 많은 것들은 한 끗 차이로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변화를 인정하고 기대하지 않고 사는 삶이 유연하고 다른 길인 가능성도 열린다.
80이란 나이의 무게
새해가 되면 내 나이 80이란 나이가 된다. 세상에 내가 생각해도 놀랍고 또 놀랍다. 옛날 같으면 노인 중에도 아주 극 노인이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노인이란 말이 적응이 안 된다. 너무 어이없는 일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들을 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누가 이 말을 들으면 주책이라 말할 것 같아 헛웃음이 나오지만 어쩔 것인가 나는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산다.
"나는 내 현재의 내 나이를 사랑한다. 인생의 어둠과 빛이 녹아들어 내 나이의 빛으로 떠오르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신달자 시인이 한 말이다. 누가 뭐라 한들 무슨 대수 일까, 나는 나 하고 싶은데로 내 길을 걸어가면서 내 삶을 살아 낼 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내 시간을 허투루 쓰기는 싫다. 날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이미 나는 나로서 괜찮다고 생각한다.
새해도 잘 살아 낼 것이다. 내가 글을 쓸 때마다 응원해 주신 우리 브런치 작가님들에게도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한분 한분 인사를 할 수 없어 이곳에 안부를 보냅니다. 언제나 글 읽고 공감해 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이웃 작가님들, 그분들의 응원으로 힘을 얻어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기도 하렵니다. 브런치는 나의 가장 친근한 친구라고 생각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