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송고한 글의 댓글을 읽으며 생각하는 단상

오마이 뉴스에 보낸 글에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by 이숙자

4년 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오마이 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기자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런 호칭이 신기하고 마음 한편으로는 어리 둥절한 기분이었다. 과연 기자라는 이름으로 어떤 글을 써야 할까, 뉴스가 되는 글이라서 시의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편집기자로 부터 들었다.


내가 송고하는 기사는 주로 '사는 이야기'를 쓴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지만 살면서 느끼는 소감을 솔직하게 써서 글을 보낸다. 내 글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의 삶을 엿볼 수 있어 재미와 흥미를 같이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여행이야기, 책을 읽고 서평 하는 이야기, 사회 이야기, 역사 이야기 글의 종류는 다양하다.


글을 송고하면 오마이 뉴스 편집부에서 글을 읽고 채택과 비채택 또는 글의 등급을 정 한다. 내가 송고한 글은 어떤 글은 채택이 되고 아님 비 채택이 되는 경우도 있다. 처음 내 글이 채택이 되었을 때는 신기하고 너무 기뻤다. 비채택이 될 경우는 의기소침해지며 한동안 멈춤을 하고 숨을 고르기도 했다. 나를 성장시키는 일은 좌절이 찾아올 때다. 인내를 하고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알고 있다. 나는 기쁨과 아픔을 교차하면서 꾸준히 글을 올려왔다.


내 글이 모두 채택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며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단지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사람과 소통하는 일이 반갑고 내가 살아 있는 듯한 기쁨이 나를 행복하기 때문이다. 노년의 삶이란 자칫하면 외로움의 동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도전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때 내 삶이 더 단단해진다는 걸 살면서 알게 되었다.


사람 사는 일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지금, 삶에서 기댈 수 있는 것은 서로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 보다 더 큰 위로가 없다. 나는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은 나 자신이 미지의 세계를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다. 글이란 참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글 쓰기가 뭐 길래 세상적인 욕구를 멈추게 하는지 의아할 때가 있다.


이번 설에 '올해는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제로 글을 쓰라는 공지가 떴다. 무얼 쓸까? 고심하고 있는데 큰댁 조카에게 전화가 왔다.


"올해부터는 명절 제사는 하지 않으렵니다. 그렇게 이해해 주세요." 제사가 힘들어 못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 어떻게 하겠는가. 그렇다고 내가 제사를 가져다 지내지 않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집집마다 가끔씩 분란을 일으키는 복잡한 내용이 있다. 남들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집 형제들은 지난 이야기로 불화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부모님의 유언이기도 했다.


"형제끼리 우애해라"


이번 명절에 쓰게 된 글 '결혼 54년 차 며느리인데요, 이런 날이 오네요.'라는 기사를 오마이 뉴스에 송고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라서 이게 무슨 일이지, 하고 기다렸는데 설 전날 오마이 뉴스 메인에 기사로 떴다. 언제나 그러하듯 명절만 돌아오면 사람들은 제사 지내는 일에 민감하고 이야깃거리가 많다.


글이 탑에 배치된 만큼 사람들 관심 또한 뜨거웠다. 글 내용이 별스럽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조회수가 800이 넘게 나오고 댓글 또한 수십 개가 달렸다. 오마이 뉴스에 글을 올리고 이처럼 조회수가 나오기는 처음 있는 일이라서 나는 너무 놀라웠다. 아마도 명절과 제사에 관한 이야기라서 시기적으로 관심을 같게 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댓글이다. 댓글을 몇 개 읽다가 멈추었다. "큰댁에서 제사를 못 지내면 둘째 아들인 우리 보고 제사를 지내면 되지 않냐고" 비난하는 말로 댓글들이 달렸다. 그 집 사정을 모르면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이해를 해 보지만 다른 댓글은 어떤 말로 마음의 상처를 줄지 싶어 더는 안 읽었다. 사람의 생각이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남의 사정을 모르면서 섣불리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하지 말았으면 하고 바람을 해 본다.


예전에 연예인들이 댓글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하는 일도 종종 보아왔다. 댓글이란 것이 자칫 하면 정신적으로 사람을 아프게 하고 트라우마를 가져오게도 한다. 나는 새해가 들어서면서 적지 않은 팔십이란 나이인 사람이다.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상처나 아픔을 주는 말은 하지 않으려 다짐을 했다. 동시에 상처받는 일도 싫다. 그냥 조심하면서 살려는 마음이다.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일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마음의 상처가 나면 그 상처가 오래 머물고 치유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내 나머지 삶은 사랑하고 기쁘게 살기도 사실은 짧은 날들이다. 날마다 보내는 하루의 삶이 짧고 소중한 나이다. 뭘 굳이 덧없는 일에 시간 낭비하기는 내 나머지 삶이란 시간이 아깝지 않은가.


고요한 마음으로 좋은 생각,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나와 약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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