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내어 주는 시간도 선물이다
시 낭송 회원 몇 명이 만나 환담을 즐긴 날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인연을 만나고 살아간다. 그렇다고 곁에 있는 인연에게 마음과 시간을 내어 준다는 것은 쉬은 일이 아니다. 내 삶의 시간이 줄어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 의지와는 다른 이끌림에 살아간다면 내 주도적인 삶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의지대로 살아가려는 욕구가 크다. 젊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살아왔었다.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다. 좋은 사람과 우정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거치고 살아오면서 알게 된 잘못된 일은 바로 하고 사는 일이다 지금은.
삶에는 정답이 없다. 내가 혼자 원하는 데로만 살아간다면 곁에 사람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때로는 양보도 하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도 가끔은 필요하다.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다고 말을 한다. 그렇다 사람이 너무 융통성이 없이 자기 의지를 꺽지 않으려 고집한다면 옆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피곤할까. 그걸 알맞게 조율하는 것이 삶의 기술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주도적 삶의 방향은 내 의지대로 살고 싶은 것이다. 모든 일에 자기 의지와는 상반된 일에 끌려다니지는 말자는 의미다. 내가 싫은 일도 상대에 의해 이끌려 사는 것은 자기 주도 적인 삶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마음이 이끌리는 내 의지가 필요하다. 쉽게 말하면 내가 있어야 할 자리 아닌 자리를 알아내는 일이다.
살면서 내 곁에 그리운 사람, 보고 싶고 마음이 애틋이 아려 오는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 다운 일인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그리움의 다리가 놓인다는 것, 그것 또한 행복한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이 쉽게 정을 주고 살 수 없는 요즈음. 정도 멀어지고 사는 것이 삭막해지면서 가끔은 마음이 시려오는 걸 느낀다. 나는 내 마음 가장자리에 한 무더기 그리움을 잡아두고 살고 싶어 진다.
이틀 전 시 낭송 회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내일 시간이 좀 있으신지요? "
"네, 오전까지는요." 대답을 하고 다음 날 만나는 시간을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람이 아무리 혼자 놀기 좋아한다고 하지만 때때로 마음 맞는 사람과 재잘 거림의 수다도 그리운 날이 있다.
고독하다는 것은 나에게 소망이 남아있다는 거다. 그리움 또한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이다. 사람이 그립고 고독하고 보고 싶고 그런 감정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은 마치 목석같은 나무와 무엇이 다르랴. 나는 때때로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눈물이 나온다. 그건 무슨 의미일까, 혼자서 여러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곤 한다.
삶이란 가끔이면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나만의 고독이 나의 마음 안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 날이면 바람이 부는 데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유혹에 마음만 설렌다. 내 그리움이 닿는 곳은 어디 일까? 그리움이 내 안에 쌓여 눈물이 고이는 날이면. 내게 고요가 짖게 가라 않는 날이다.
어떤 날
그렇게 사랑했던 대상도, 좋아했던 사물도 다 부질없음이 되고 사는 것이 시들해지는 날이 있다. 마음의 방황이다. 사람 사는 일은 어찌 일 년 삼백 육십 오일 즐거운 마음만 있으랴. 이 나이에 내가 생각해도 이건 웃어야 하는 일이다.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어쩌란 말인지. 가끔 계절이 바뀔 때 마음이 요동을 치는 날이 있다.
약속한 날 회장님과 만났다. 몇 사람이 차에 타고 있었다.
만나면 반가운 사람이다. 회장님은 어느 교육에 참석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아, 그렇군요! 차에 오르면서 나는 인사 한마디 건넨다. "살면서 좋은 사람에게 시간을 선물하면서 살아야 하지요." 그 말에 "시어 같습니다." 역시 시를 낭송하는 분들이라서 표현력이 남 다르다.
그러나 정확히 내가 무엇 때문에 참석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물어보지 않았다. 부탁하는 분의 성향을 알기에 믿고 나는 그분에게 내 시간을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대답을 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은 마음의 긴장을 풀어지게 하는 기쁨이 있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잘 바라보고 세심히 살펴야 한다는 생각에
추억이 쌓인다.
삶의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젊어서는 몰랐던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아직은 노인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싫지만 나는 어김없이 노인이다. 올 새해가 되면서 더욱 나이를 생각하게 되고 내 행동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되도록 주변인들에게 폐 끼치는 사람은 되지 말자하고 다짐을 한다. 이제는 누구의 의지가 아닌 내 마음이 가는 데로 살려 노력한다.
나이가 젊었을 때는 남의 삶을 기웃거렸다. 어떻게 사는 것이 내가 행복할까 싶어지는 마음을 찾아 헤매었던 것 같다. 내 의지와는 다른 시간 낭비를 많이 하고 살아왔었다. 만나서 수다 떨고, 놀고 지금 생각하면 헛 시간을 많이 보냈었다. 올해 나이 80이 되면서 하루하루 삶이 소중하다. 내 인생에서 다시 못 올 시간인데 어떻게 사용할까? 내 생각은 나의 작은 소 우주다.
이제는 남의 삶을 기웃거리기보다는 내 안에 세워둔 울타리 안에서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으며 살려한다. 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가 내 삶을 조율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 다행이다. 세상을 80년을 살아 내고서야 나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되었다. 내가 의도하는 대로 내 삶을 살아간다는 자유가 나를 얼마나 향기를 품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일인지 알아가고 있다.
나이가 들 수록 혼자 보내는 시간이 편안하다. 존중받지 못하는 일은 불편해진다. 말도 하기 싫어지는 것은 성격 탓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서로 다른 사람의 가치를 받아들여야 하는 불편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살기에도 바쁜 날들이다. 좋은 사람과 만났을 때 서로의 에너지가 오고 가면 기쁨이 마음 안에 머물고 즐거워진다.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내 삶의 시간을 나누어 주는 것도 선물이라 생각한다. 그 시간은 오로지 내 시간이 아닌 상대가 원하는 쪽으로 시간을 내어준다. 사람과의 관계도 제대로 보려면 한 발자국 떨어져 보아야 한다고 말을 한다. 더욱이 소중한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과의 관계다.
만나자고 약속한 회장님과 만났다. 차에는 이미 평소 좋아하는 회원 몇 사람이 차에 타고 있었다. 회장님이 소속된 봉사 단체 교육에 참석해서 교육을 받고 난 후 카페에 모여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며 서로의 속내를 열어놓고 시간을 보낸다. 가끔은 좋은 사람과 수다도 건강한 시간이라 말한다.
봄날 햇살과 함께 재잘 대는 나무 숲의 새소리로 들린다. 서로의 마음에 꽃처럼 피어나는 시간이다. 내 시간을 선물해 준다는 말이 내가 사람의 향기를 선물 받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