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환상의 서점'이 있다
엉덩이로 책읽기 대회
동네서점인 한길문고에서는 가끔씩 동네 주민들과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위한 유익한 행사를 한다. 서점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 서점에서 하고 있는 문화 행사를 거의 참석을 한다. 그날도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를 하는 날이었다. 날씨도 적당히 선선하고 밤 외출하기 기분 좋은 날. 서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나는 시작 시간보다 조금 빨리 한길문고에 도착했다.시작하기 전 조용히 책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나는 어느 곳을 가든 되록록 약속시간 전에 가는 걸 좋아한다. 빨리가서 기다리면 주인이된다. 그러나 뒤늦게 허겁지겁 시간을 마추려 서두르다 보면 사람이 안정된 모습을 볼수가 없어 보는 사람이 불편 해 질 수 있다.
서점에 들어서면 책 냄새가 훅하고 후각을 간지럽힌다. 책이 가지고 있는 책만이 지닌 향기가 있다. 나는 그 책 냄새가 좋다. 조용히 매대에 누워 사람의 손길을 기다른는 책, 천천히 책들을 바라보며 책 표지 문장들을 눈여겨 음미를 해 본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책속에 숨겨져 있을까.
책 표지는 다양한 문장들과 그림들로 사람들 시선을 끌어당긴다. 나는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천천히 살펴본다. 사람들을 어떤 책을 좋아 할까 궁금해 지기도 한다. 이곳 서점 상주 작가님은 서점에서 공부하는 에세이 선샌님들에게도 원하는 사람은 본인의 책을 출간하라고 권하고 있다.
1인 출판사 처럼 책 표지도 자기가 결정을 해야 하고 편집도 본인 몫이다. 디자인까지 신경 쓸 일이 많다. 나는 모르는게 많다.과연 책을 만들 수 있을까! 두렵기만 한다. 그만 포기를 할까 생각을 수없이 해본다. 그러나 이런 기회가 아니면 혼자서 책을 낸다는 것은 요원 할 것만 같은 생각에 덜컥 대답을 하고 혼자 고민을 한다.
서점의 책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나는 책의 숲에서 맡는 책 냄새가 참 좋다. 이 책들 제목 뒤에 숨겨진 많은 사연들이 궁금하다. 사람마다 인생이 숨겨진 책들, 만약에 세상에 책이 없다면 사는 게 얼마나 삭막하고 재미가 없을까, 책들이 보물처럼 느껴지는 요즈음이다. 사람들은 힘들면 책과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고 또한 모르는 지식을 탐구도 한다. 책으로 사람은 소통을 하고 사는 셈이다.
매대에 누워있는 책들, 그 책을 쓰기 위해 작가들은 얼마나 수많은 시간을 고뇌하고 삶을 통찰하며 글 썼을까, 미루어 짐작이 간다. 나는 아직 초보 글 쓰는 사람이지만 글 쓰는 작가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글을 쓴다는 것은 끓임 없는 자기와의 싸움이며 고독한 작업이다.
조금 후 책 읽기 대회가 열리는 곳에서 점장님은 체온을 재고 연락처와 주소를 적는다. 코로나 19로 요즈음은 가는 곳마다 자기의 흔적을 남기고 다닌다. 어느 곳을 가도 체온을 재고 이름을 적는데. 한길 문고에서 만나는 대표님은 항상 밝은 미소로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해 준다. 서점 안은 언제나 포근하고 책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또한 그곳 점장님의 살짝 웃는 살인 미소가 사람을 매료시킨다. 그 멋진 모습이 나는 너무 좋다. "책은 언제 나오나요? 책 나오면 제가 한 권 사겠습니다." 하면서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 말이 내 마음에 촛불을 밝히는 것처럼 기분이 환해진다. 정말 책이 나오긴 하나보다.
책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사준다는 사람이 있으니 엄청 기분 좋은 일이다. 아~~~ 내가 책을 내는구나. 이건 한길 문고가 아니었으면 또 상주작가인 배지영 작가가 아니었으면 도저히 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다. 아무튼 기분은 좋다.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
처음 시도해보는 일. 엉덩이로 책 읽기가 시작됐다. 1시간 동안 절대로 엉덩이를 떼고 움직이지 말고 책만 읽어야 한단다. 물은 마셔도 되지만 화장실을 가면 안 되고 똥구멍에 팬티가 끼어도 움직이면 안 된다니, 그런 표현을 대놓고 하다니 폭소가 터진다.
나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시력이 좋지않은 근시눈을 가졌다. 집에서는 안경을 벗고 생활하고 밖에 나올 때만 안경을 쓴다. 집에서 습관처럼 안경을 벗고 책을 읽었다. 그래야 잘 보이고 편하다. 편한 자세로 책을 읽어야 집중 할 수 있다.
그런데 눈 가까이 책을 보며 읽으니 책 읽는 자세가 영 어설프지만 어쩌랴 편한 대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래야만 앉은 자세에서 엉덩이를 움직이지 않는다. 팔은 어쩔 수 없이 책상에 고이고 힘들면 내려놓는다. 다만 엉덩이만 신경 쓰고 움직이지 않기로 한다.
내가 읽은 책은 배지영 작가의 에세이 '환상의 동네 서점'이다. 모두가 책 읽기에 몰두하고 조용하다. 가끔씩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서 견디는 한 시간, 책 속의 이야기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흐른다.
배 작가님은 유쾌한 분이다. 프롤로그에서 "감탄사는 갈고닦는 게 좋다. "햐" " 우와"! 만 잘해도 사람들의 기분을 북돋을 수 있다." 나는 그 말에 극 공감을 하면서, '아 ~~ 나도 이제 일상에서 실천이다.'라고 마음으로 외쳤다.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바로 내 기쁨이 될 수 있다. 진리는 평범하다.
배지영 작가는 상주작가를 하면서 시간들을 그냥 보내는 일이 없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사람들의 꿈을 인도해 주는 인생설계까지 해주며 삶의 방향도 돌려놓았다. 나도 그중에 한 사람이다. 작가님은 마치 산고를 겪는 엄마 마음이다. 아직은 40대, 그러나 나이 많은 사람들까지도 마음으로 품는다.
<환상의 동네 서점>에는 내 이야기도 에세이 한 챕터가 차지하고 있다. 나는 책에 나온 사람이 된 것이다. 책 96페이지, '나는 이제 머뭇거릴 시간이 없거든요'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배 작가 책에 2번이나 나왔다.
'우와!' 신나는 일이다. '호랑이는 나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나서 이름을 남긴다.' 명예는 아니지만 이름이 불리는 기분 좋은 일인 것이다. 이런 대입은 너무 거창한 일인가, 아무튼 좋긴 좋다. 내 삶을 다른 사람 시선으로 보게 되디니.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가 끝나고 오늘 1시간 시급과 라면 5개도 받았다. 이건 무슨 횡재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난생처음 있는 일, 특별한 기분 좋은 경험이다. 나는 말하고 싶다. '삶이 지루하거든 새로운 일에 시도를 하고 도전하라'라고. 나는 도전하면서 새롭게 살고 있다. 내가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내 안의 동굴에서 요즘 말하는 코로나 19 블루에 갇히고 말 것이다.
나는 젊은이들 속에 낯선 이방인이다. 젊음은 항상 활력이 넘치고 생동감이 있어 좋다. 나도 다 지나온 날들이다. 그냥 앉아서 그들 세상에 끼어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가을밤 엉덩이로 책 읽기 대회는 서점을 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추억을 남긴다.
밤길을 걸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풀숲에서 울어 대는 풀벌레 소리는 가을을 알리듯 정겹다. 우리 동네에는 언제나 찾아가 책을 만나는 '환상의 동네 서점'이 있어 살기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