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군산시에서 주최하는 꽁당 보리 축제가 있었다. 오월, 보리가 자라 이삭이 필 때쯤이면 축제가 시작된다. 코로나가 오면서 4년 동안 멈췄는데 이번 봄에 다시 제18회 축제가 열렸다. 꽁당 보리 축제에 우리 '한시예' 회원들은 시 낭송을 하게 되어 몇 날을 연습을 해야 했다. 무대 위에서 공연은 순간이지만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축제날, 바람이 분다. 불어도 엄청 분다. 마치 태풍이 오는 것처럼 바람이 분다. 바람에 흩날리는 한복치마 자락과 머리카락은 바람에 제멋대로다. 부는 어찌할 수가 없다. 야외에서 진행하는 행사라서 바람을 온몸으로 맞는다. 행사장에 도착을 했지만 바람 때문에 행사장은 어수선하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행사 일정을 바꿀 수도 없고.
본 행사 시작 전 리허설 장면
무대에 오를 사람들은 미리 오셔 리허설을 하고 있다. 창을 하는 분들도 연습을 하고 우리도 무대에 올라 연습을 해 본다. 행사장에는 많은 의자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주변으로 쳐 놓은 텐트는 여러 종류의 체험장과 여러 종류의 먹거리, 또는 농산물을 파는 판매장도 줄지어 시설해 놓았다. 날씨가 좋아 사람들이 많아 오셔야 장사도 잘 될 텐데.
전시 되어 있는 들꽃들
바람이 불어도 나름 재미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데로 날씨 탓을 해 보야야 아무 소용없는 것임을 알 땐 즐겨야 한다.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 시가 생각난다.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며 빗길을 걸어가라." 사람이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그냥 담담히 즐길 줄 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다도 할 때 행사장을 많이 다녔고, 이제는 행사장 갈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시를 낭송하면서 의도치 않은 일이 자꾸 일어난다. 어떤 일이든 내가 소속된 단체에서는 자기 할 일, 책임을 다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는다. 한 동안 신지 않던 버선을 신고 고무신을 신어 발을 조여 놓으니 힘들었다. 한복 역시 매번 입지 않으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행사장에서 체험하고 가져온 카네이션
쉬운 일이 없다. 행사장에는 며칠 남지 않은 어버이날이 돌아오기에 카네이션 심기 체험이 있었다. 회원 중에 꽃집 사장이 있어 정보를 알게 되었다. 우리들은 모두가 카네이션 꽃을 화분에 심고 집에 가져다 거실에 놓으니 어버이날 느낌이 든다. 어버이날만 돌아오면 너나 할 것 없이 카네이션 꽃을 달던 때가 있었다. 어버이날도 시대에 따라 변해 간다. 이제는 조화인 카네이션 다는 일은 없으니 말이다.
지금, 내 모습은 나이와 무관하게 젊은 사람 속에서 놀고 있다. 오랫동안 정적인 다도 행사만 조용히 참가해 왔었지만 시 낭송이란 새로운 분야의 취미활동을 하면서 다른 내 모습이다. 사람이 서있는 자리가 바뀌면 보이는 풍경도 바뀐다고 말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풍경의 일부 일뿐이다. 내가 좋아해서 선택한 일이므로 내가 즐겨야 하는 일이다.
꽁당 보리 축제를 하면서 보리에 대한 추억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세대는 보리 하면 춘곤 기라는 어려웠던 옛 시절 생각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지금은 건강을 위해 먹어야 하는 곡식으로 변했으니 참 세월이란 사람 사는 일이 많이도 변했다. 얼마나 살기 좋은 시절이 되었는지 격세 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